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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중기 단편선(큰글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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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다자이 오사무 하면 누구나 “태어나서 미안합니다”라는 한마디를 떠올린다. 그의 작품은 ≪인간 실격≫을 비롯해 온통 퇴폐와 음울로 점철되어 있다. 그는 수차례의 약물 중독과 자살 시도를 거듭하다가 39세의 나이에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런 그에게도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의 창작활동 중 중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다자이의 중기는 작품의 양으로 본다면 전집 9권 중 5권 반을 차지할 정도로 창작 활동이 활발한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다자이 중기 작품이 제대로 출간되어 있지 않다. 작가는 이 시기에 소박, 단순, 정직한 문학 세계를 지향한다. 특히 ‘여성’, ‘사랑’, ‘미’를 표현한 작품이 유난히 돋보인다. 다자이 스스로 갱생을 열망하던 시기였다. 이 책에는 다자이 중기 작품의 특징인 사랑, 미, 여성의 소재가 돋보이는 다섯 편을 엄선해 실었다.

출판사 서평

지식을만드는지식 큰글씨책은 약시나 노안으로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독자를 위해 만든 책입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책은 모두 큰글씨책으로 제작됩니다.

‘태어나서 미안합니다’
이 글귀는 다자이의 생애와 문학의 삶의 궤적을 대표하는 인용문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일생을 고뇌의 기수로 살면서, 항상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죽음과 삶의 혼돈된 궤적을 걸어온 ‘무뢰파(無?派)’ 근대 작가다. 일생을 죄와 구원의 사이에서 방황한 작가이며, 이 고뇌하는 영혼의 기록이 다자이의 작품 세계다. 수차례의 약물 중독과 여성 동반 자살 시도를 거듭한 작가의 독특한 삶은 패전 후의 혼란과 허탈감에 빠져 있던 젊은이들의 혼을 울린 일본 문단의 대변자로 영원히 남았다. 그의 작품 세계는 초기, 중기, 후기 3기로 분류할 수 있다. 그간 국내에 소개된 작품은 대부분 초기와 후기의 것으로, 작가가 생의 불안과 고뇌에 빠져 지내던 시기다. 따라서 작품 역시 파멸과 반역을 표현한 것들이다.

다자이에게 반짝 찾아온 인생의 봄날, 창작 활동 중기의 기록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중기 작품들은 불안, 고뇌, 회한의 정서보다는 소박, 단순, 정직한 문학 세계를 표현한다.
소녀의 시점에서 변덕스럽고도 섬세한 사춘기 여학생의 사랑과 행복에 대한 희망을 예리하게 묘사하는가 하면, 온 가족이 번갈아 창작한다는 독특한 방식으로 화목한 가정과 행복을 그리기도 한다. ‘행복은 그것을 어렴풋이 기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인 것이지요’라는 문장은 이 시기 오자이의 ‘사랑’과 ‘행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그대로 드러낸다. 여성 독백체를 통해 섬세하고 감성적인 여성의 심리를 표현하기도 하고, 첫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회고를 통해 정직하고 인간의 순수하고 소박한 감정을 굴절 없이 묘사하기도 한다. 문득문득 인간에 대한 불신이 희미하게 드러나는 와중에도 다자이는 내일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작품 소개]

<여학생>은 다자이 중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여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아침 기상부터 잠들 때까지의 일상생활과 심리 변화를 ‘1인칭 여성 독백체’ 형식으로 쓴 글이다.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사춘기 여학생의 미묘한 심리와 섬세한 감각을 다룬 작품으로 다자이다운 예리한 통찰력으로 독자적인 청순한 세계를 그렸다.

<사랑과 미에 대해>는 다섯 남매와 어머니가 등장하는데 모두 로맨스를 좋아한다. 중기 다자이 문학의 사랑과 재생이 돋보이는 밝은 소설이다. 주인공 오 남매에는 다자이의 실제 형제들 모습이 일부 투영되고 있다. 이는 다자이 글쓰기 방법의 일례로 작품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한다. 오 남매의 지극히 ‘다름’에서 ‘같음’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가족애가 느껴진다. 특히 다자이의 가족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개성 넘치는 남매는 다자이 자아의 분신으로 중기의 소망을 대변해 주고 있다.

<피부와 마음>은 여성의 심리를 1인칭 여성 독백체 형식으로 자유자재로 표현했다. 여성 문체로 여성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 소설이자 다자이 오사무의 여성관을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다자이에게 ‘여성’은 특별한 존재다. 작가는 여성을 통해 자기 발견을 추구하고자 했다. 그러한 섬세한 표현이 작품 속에 그대로 드러난다.

<여인 훈계>는 난해한 여성의 심리 묘사와 피부 감촉에 민감한 모습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현대의 독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다. 다자이 문학에 나타난 ‘인간 불신’의 희미한 그림자가 표현되고 있는 작품이다. 토끼 눈을 이식한 후 사냥꾼을 보고 공포심을 느끼게 되는 여성은 토끼 눈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토끼로의 변신을 자청한다. 다자이는 가면 쓴 여성을 통해 가식적인 인간의 모습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아무도 모른다>는 주인공 야스이 부인이 마흔한 살이 되어 가슴속에 간직한 추억을 꺼내면서 시작된다. 이 작품은 한 여성의 가슴 깊숙이 숨겨 둔 젊은 날의 추억을 고백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혼자만의 추억 여행은 지극히 아름다워 보인다. 작가는 사랑과 여성을 테마로 한 소설을 쓰면서 정직하고 소박한 감정을 순수하게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목차

여학생(女生徒)
사랑과 미에 대해(愛と美について)
피부와 마음(皮膚と心)
여인 훈계(女人訓戒)
아무도 모른다(誰も知らぬ)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내일도 다시, 똑같은 하루가 오겠지. 행복은 평생 오지 않을 것이다. 그건 알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온다. 내일 온다고 믿으며 자는 것이 좋겠지. (중략)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 멍하니 그런 말을 떠올린다. 행복을 애타게 기다리다 결국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와 버렸는데, 그다음 날 멋진 행복한 소식이 버려진 집에 찾아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 행복은….
<여학생>에서

여자란 이런 존재입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어요. 그게 여자의 ‘천성’인걸요. 수렁 같은 난관을 하나씩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건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여자에게는 그날그날이 인생의 전부인걸요. 남자와는 다르지요. 그것만은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죽은 다음의 일도 생각지 못합니다. 사색도 없지요. 여자는 순간순간 아름다움의 완성만을 바랍니다. 생활을, 생활의 감촉을 전적으로 사랑합니다. 여자가 밥공기나 아름다운 무늬의 기모노를 사랑하는 것은 그것만이 진정한 삶의 낙이기 때문입니다. 시시각각의 움직임. 그것이 그대로 살아가는 목적입니다.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피부와 마음>에서

어떤 기분이었던 걸까요?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오라버니 뒤를 따라가 죽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겠다고 각오했습니다. 세리카와의 일 따윈 상관없어요. 오라버니와 한 번 더 만나고 싶어요. 무슨 일이든 모조리 할 거예요. 오라버니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아아, 이대로 저를 데리고 도망쳐 주세요. 부디 저를 망가뜨려 주세요. 혼자만의 일방적인 감정이 갑작스럽게 활활 불타올랐습니다. 저는 어두운 골목길을 아무 말 없이 개처럼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가끔씩 비틀거리며 넘어지기도 했지만 이내 옷을 여미고 다시 묵묵히 달렸더니 눈물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왠지 지옥 밑바닥으로 떨어진 심정이었습니다.
<아무도 모른다>에서

저자소개

다자이 오사무(津島修治)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090619

1909년 6월 19일 아오모리 현 쓰가루 군에서 7남 4녀 중 10번째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 고리대금업을 통해 대부호로 급성장한 쓰시마 집안은 그가 평생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였고, 이후 그의 작풍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고교시절부터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아 도쿄제국대학 불어불문과에 입학해서는 좌익 운동에 가담하기도 했다. 1930년 작가 이부세마스지와 사제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유머와 풍자 감각을 다듬어가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같은 해에 연인 다나베 아쓰미와 투신자살을 기도했지만 홀로 살아남아 자살방조죄로 기소되기도 했다. 193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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