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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큰글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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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 권으로 끝내는 ≪금오신화≫. 용어나 지명에 대한 풀이는 물론 전고와 표현의 유래를 알려 주는 각주가 245개, 각 작품에 대한 현대적 감상은 물론 그간의 국내외 번역과 연구 현황까지 포함한 해설이 37쪽 분량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18세기 지도를 실어 작품의 이해에 도움을 준다.

출판사 서평

≪금오신화≫의 탄생은, 김시습의 경험과 상상 등 내적 요소에 외부의 문화 충격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외부의 문화 충격이란 명나라에서 간행된 ≪전등신화≫의 전래였다. ‘등불 심지를 잘라 가며 읽는 새로운 이야기’ 전등신화. 어두운 밤 등불을 밝혀 책을 읽다 보면 심지가 타들어 가면서 점차 빛이 약해진다. 이때 심지를 잘라 다시 불빛을 돋워 가며 밤새 읽을 만큼 흥미를 자극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김시습은 이 책을 읽은 뒤 <제전등신화후(題剪燈新話後)>라는 시로 자신의 감상을 남겼다. 여기서 그는 ‘구름 같은 변화’, ‘물고기와 용의 날뜀’, ‘정신을 아득하게 하는 허깨비의 종적’ 같은 표현으로 ≪전등신화≫의 환상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그는 이 책을 읽고 평생 가슴에 억눌러 온 울분이 풀리고 후련해짐을 느꼈다. 울분으로 가득 찬 현실을 살았던 그가 환상으로 가득 찬 ≪전등신화≫를 즐겁게 읽고, 그 내용을 빌려와 자신의 울분을 토로하고 싶어 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우여곡절이 많았던 김시습의 삶만큼이나 ≪금오신화≫의 간행과 전승도 순탄치 않았다. ≪금오신화≫는 ≪지봉유설≫(1614)까지 서너 차례 제목만 보일 뿐, 조선의 독서계에서 그 자취가 그리 많지 않다. 17세기 전반까지는 조선에서도 ≪금오신화≫가 전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짐작될 뿐이다. 17세기 이후 조선에서는 ‘금오신화’라는 제목 자체가 종적을 감춘다. 반면 임란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 ≪금오신화≫는 1653년 이래 여러 차례 간행되었다. 그리고 1884년 간본이 1927년 최남선에 의해 역수입되어 한국에 널리 보급되었다.
기약 없는 삶과 양생의 실존 <만복사저포기-만복사 부처님과의 윷놀이 내기>, 금기의 벽을 엿보고[窺] 넘다[踰] <이생규장전-이생이 담장 틈에서 만난 세상>, 함께 시를 이야기할 만한 사람과의 만남 <취유부벽정기-술에 취해 부벽정에서 노닐다>, 신념과 의혹, 소설의 여행 <남염부주지-남염부주 보고서>,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용궁부연록-용궁 잔치에 초대받다> 등 다섯 편의 소설과 각 작품에 대한 특색 있는 해설이 읽는 재미를 돋운다.

목차

만복사저포기-만복사 부처님과의 윷놀이 내기
이생규장전-이생이 담장 틈에서 만난 세상
취유부벽정기-술에 취해 부벽정에서 노닐다
남염부주지-남염부주 보고서
용궁부연록-용궁 잔치에 초대받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운명은 정해져 있어
설움 안고 떠나갑니다
바라노니 낭군께서는
행여 잊지나 마오소서
애달파라 우리 부모님
날 짝지우지 못하셨으니
아득히 먼 저승에서도
얽힌 마음 풀리지 않아요

冥數有限
慘然將別
願我良人
無或?闊
哀哀父母
不我匹兮
漠漠九原
心糾結兮
-<만복사저포기>

하루는 자기 방에서 등 심지를 돋우어 가며 ≪주역≫을 읽다가 베개에 기대어 선잠이 들었는데, 문득 바다 가운데 한 섬나라에 이르렀다. 그곳은 초목과 모래자갈이 없어, 밟히는 건 쇠 아니면 구리였다. 낮이면 불꽃이 하늘까지 뻗쳐 땅덩이가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밤에는 서쪽에서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살갗 속 뼈마디까지 찔러 대는데 그 무시무시한 소리도 견디기 힘들었다. 바닷가에는 무쇠 절벽이 성처럼 둘러 있고 그 사이에 무쇠 문 하나가 있는데 규모가 굉장할 뿐 아니라 견고하기가 그지없었다. 문지기는 송곳니가 밖으로 삐져나온 흉악한 형상에 창과 철퇴를 들고 출입을 막았다. 그 안의 백성들은 무쇠 집에 살았는데, 낮에는 뜨겁게 달아올랐고 밤이면 얼음이 쩍쩍 갈라지는 듯 차가웠다. 그래도 사람들은 하루하루 벌레처럼 꾸물거리며 이야기도 나누고 웃는 모습을 짓기도 하는데, 별로 괴로워하는 내색이 보이지 않았다. 박생이 너무 놀라 우물쭈물 어쩔 바를 모르고 있는데, 문지기가 불렀다. 박생은 허둥지둥 허리를 굽실거리며 다가갔다.
-<남염부주지>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폭력으로 백성들을 겁박하면 안 됩니다. 백성들이야 당장은 머리를 조아리며 따르는 듯하지만 안으로는 거스르는 마음을 품게 되고, 이런 상태로 세월이 쌓이면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 같은 화가 닥치게 됩니다. 덕이 있는 이는 무력으로 왕위에 나아가선 안 됩니다. 하늘은 하나하나 짚어 말하지 않지만 사건으로 그 뜻을 보여 줍니다. 처음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상제의 명은 지엄합니다. 나라는 백성들의 나라이고, 명이란 하늘의 명입니다. 천명이 떠나가고 민심이 멀어졌다면 자기 한 몸을 지키고 싶은들 무엇으로 지키겠습니까!”
덧붙여 박생은 역대 제왕이 이단의 도를 숭상하다가 겪은 요망한 일들을 이야기했다. 왕은 문득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
“백성들이 풍요를 노래하는데 장마나 가뭄이 오는 것은, 이럴 때일수록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고 군주에게 보내는 하늘의 뜻입니다. 반대로 백성들의 원성이 높은데 길조가 나타남은 군주의 마음을 홀려 더욱 교만하고 방종하게 하려는 의도지요. 지난 역사에서 제왕이 상서로운 징조를 이르게 한 날, 백성들은 안도했을까요, 아니면 억울함을 호소했을까요?”
-<남염부주지>

저자소개

김시습(金時習(호: 매월당))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455

조선 초기 학자(세종 17∼성종 24). 생육신의 한 사람. 다섯 살 때 세종의 부름을 받고 시를 지어 신동이라 불렸다.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문인이자, 유.불.선 3교의 영역을 넘나든 사상가요 당대 정치의 폐해와 인민의 현실에 주목했던 비판적 지식인이었다. 세조의 왕위 찬탈 이후 출세의 길을 단념한 채 전국을 방랑하며 2천여 편의 시를 남겼고, 경주 금오산에 머물던 30대 시절에는 소설 '금오신화'를 지었으며 '태극설, 십현담 요해'등 중요한 철학적 저작을 다수 저술했다. 시와 책을 쓰며 살다 부여 무량사에서 생을 마쳤다.

저자의 다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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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산사에도 그리움이 있었네> <조선의 지식인들과 함께 문명의 연행길을 가다>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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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화, 김민혁, 이춘희, 이소연, 민선홍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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