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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Sauve-moi : 기욤 뮈소 장편소설

원제 : Sauve-M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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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프랑스 파리 출신인 줄리에트 보몽은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안고 뉴욕에 오지만 집세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애초의 꿈과는 전혀 상관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는 현실에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 줄리에트는 뉴욕에 오자마자 베이비시터로 일하면서 연극 수업을 받고, 영어 공부도 했다. 오디션을 하는 곳마다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허름한 극장이나 작은 교회를 빌려 공연하는 실험극이나 아방가르드 연극 따위의 단역을 맡아본 게 고작이었다. 지금껏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기 위해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기보다는 언제나 미래를 위해 큰 그림을 그려왔지만 집세도 감당하기 버거운 뉴욕 생활을 계속 이어간다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로스쿨을 마치고 변호사가 된 룸메이트 콜린이 남자 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집을 비우기로 해 뉴욕 생활을 이어가려면 절반만 내던 집세를 혼자서 전부 감당해야 할 입장이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는 배우가 되기는커녕 커피숍 종업원이 되다시피 한 줄리에트는 눈물을 머금고 패배감과 무력감을 안겨준 뉴욕을 떠나 파리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세인트 매튜 병원의 소아외과 의사인 샘 갤러웨이는 사랑하는 아내 페데리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행복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샘은 매일 아침 페데리카가 묻혀 있는 묘지를 찾아가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뉴욕의 대표적인 빈민가 베드포드 스타이브센트 출신인 샘과 페데리카는 불우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페데리카의 아버지는 갱들의 총에 맞아 숨지고, 엄마는 충격을 이기지 못해 알코올과 마약에 찌들어 산다. 페데리카는 엄마를 대신해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어릴 때부터 마약 딜러로 살아야 했다. 샘은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가운데 할머니와 살아왔다. 샘이 폭력과 살인이 횡행하고, 갱들의 전쟁이 일상화되고, 마약 중독자들이 난무하는 베드포드 스타이브센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공부밖에 없었다. 마침내 장학생으로 의과대학에 입학한 샘은 페데리카와 함께 베드포드 스티이브센트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그렇지만 페데리카는 어린 시절부터 축적되어온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끓는다. 이제 샘에게 남아 있는 한 가지 보람이 있다면 한 사람의 환자라도 더 살리는 것이다. 샘은 매일이다시피 야간 당직을 자원하며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본다.
샘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타임스퀘어를 지날 때 잠깐 다른 생각에 빠졌다가 길을 건너던 줄리에트를 차로 치기 직전에 겨우 멈춰 선다. 길에 쓰러진 줄리에트는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뉴욕에 살지만 전혀 남남일 뿐이었던 두 사람은 메리어트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며 서로에게 급속도로 빠져든다.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줄리에트는 처음 만난 샘에게 변호사라고 거짓말을 한다. 페데리카를 잃은 이후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았던 샘은 발랄하고 귀여운 줄리에트를 만나면서 자신의 생이 혹시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사로잡힌다. 두 사람은 48시간 동안 격정적인 사랑의 시간을 보낸다. 이 내 줄리에트에게는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샘은 줄리에트를 보내는 게 아쉽지만 끝내 그녀를 잡지 못한다.
줄리에트는 파리행 비행기에 오르지만 돌아가면 다시는 샘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그녀를 망설이게 한다. 그녀는 출발 직전에 비행기에서 내리겠다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공항 경비대에 체포된다. 줄리에트가 타기로 했던 파리행 714 항공기가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승객 전원이 사망한다.
샘은 뉴스를 보고 줄리에트가 탑승한 714 항공기가 폭발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망연자실한다. 그는 줄리에트를 잡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자책감과 절망에 휩싸인다. 줄리에트를 추억하며 실의에 잠겨 있는 샘에게 그레이스 코스텔로라는 여형사가 접근해온다. 그레이스는 샘에게 줄리에트는 비행기를 타지 않아 아직 살아있지만 며칠 후에는 죽어야 할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레이스의 출현과 그녀가 남긴 말은 샘을 깊은 혼란 속으로 빠뜨리는데…….

출판사 서평

1. 모두가 꿈꾸던 단 하나의 사랑이 온다!
- 아마존 프랑스 8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국내 주요서점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
- 기욤 뮈소를 프랑스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전설의 시작!

2006년에 《구해줘》의 초판이 나왔으니 어느새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도서출판 밝은세상〉은 지난 16년 동안 달라진 맞춤법에 따라 일부 어휘를 수정하는 한편 등장인물들이 시대에 맞지 않는 어투를 사용하는 부분이 더러 있어 새로운 교정 작업을 거쳐 개정판을 발행하게 되었다.
《구해줘》는 아마존 프랑스 8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국내 주요서점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기욤 뮈소를 프랑스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전설은 《구해줘》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해줘》는 우리나라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기욤 뮈소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고, 20년 가까이 독자들로부터 깊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기욤 뮈소는 매년 《르 피가로》지와 〈프랑스서점연합회〉에서 조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도 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작 《아가씨와 밤》은 《FR2》 방송에서 6부작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되었고, 그 외 다수의 소설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그의 소설은 현재 전 세계 45개국에서 출간돼 독자들로부터 폭넓은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기욤 뮈소는 하나의 현상’, ‘페이지터너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 ‘언제나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프랑스에서 무려 18년 동안 가장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랑스는 예술과 문학이 발달한 나라이다. 로맹 롤랑, 아나톨 프랑스, 앙리 베르그송, 앙드레 지드, 프랑수아 모리아크, 알베르 카뮈, 클로드 시몽, 르 클레지오, 파트릭 모디아노 등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스탕달, 빅토르 위고, 기 드 모파상, 오노레 드 발자크, 귀스타브 플로베르 같은 위대한 문호를 배출한 나라이다. 그러다보니 프랑스에는 다양한 문학 작품들이 존재한다.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팡》,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는 문학성보다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기욤 뮈소 역시 재미있고 파격적인 내용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욤 뮈소는 소설에 대해 ‘소설은 우리에게 잠시나마 힘든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게 해주고, 다양한 폭력에 노출되어있는 사람들의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매력적인 등장인물들과 함께 색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신비하고 독특한 이야기 속으로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기욤 뮈소의 소설이 독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작가가 인터뷰 때 언급한 말에도 잘 드러나 있다.
“저는 책장을 언제 넘긴 줄도 모르고 읽는 박진감 넘치는 소설에 늘 흥미를 가졌어요. 읽는 동안 끊임없이 다음 내용과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그런 소설들 말입니다. 책을 읽으며 지루함을 느낀다면 그것은 최악입니다. 수많은 책 가운데 저의 소설을 택한 독자는 저를 신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특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또 손에서 책을 놓고 싶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매번 한 장이 끝날 때는 다음 장이 궁금해지게끔 해야 합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재미’에 큰 비중을 두고 있고, 《구해줘》는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대단히 뛰어난 소설이다.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소설이지만 판타지, 어드벤처, 스릴러를 가미해 잠시도 나른해지거나 지루할 틈이 없다. 《구해줘》는 마치 영화를 보듯 빠른 속도감, 매력적인 등장인물, 신비롭고 독특한 사건들, 스릴과 서스펜스 넘치는 이야기, 상상불가의 마법 같은 반전의 미학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키며 ‘기욤 뮈소 현상’을 만들어냈다.


2. 사랑을 지키기 위한 운명적 게임이 시작된다.
-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 기욤 뮈소 대표작!

《구해줘》의 주인공인 샘 갤러웨이가 나고 자란 뉴욕의 베드포드 스타이브센트는 주민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총에 맞아 죽고, 나머지 절반은 마약에 중독되어 살아가거나 교도소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살아가는 곳이다. 베드포드 스타이브센트 사람들의 좌우명은 ‘이판사판’이다. 샘은 부모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샘도 대부분의 주민들처럼 총에 맞아 죽거나 마약 중독자로 살아가야 할 운명이었다. 그러나 샘은 어린 시절부터 운명을 벗어던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성당으로 해더웨이 신부를 찾아가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달라고 부탁한다. 해더웨이 신부는 샘이 성당의 제단 뒤에 있는 성물실 안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샘이 장학금을 받고 의대에 입학해 베드포드 스타이브센트를 벗어날 수 있게 된 건 기적이나 다름없었고, 해더웨이 신부의 배려와 옆에서 불량한 아이들의 접근을 막아 주었던 동급생 친구 셰이크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의대를 졸업하고 세인트 매튜 병원에서 소아외과 의사로 일하게 된 샘은 베드포드 스타이브센트 시절부터 사랑하는 사이였던 페데리카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지만 운명은 그의 행복을 허락하지 않는다. 페데리카가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제 샘은 기쁨과 행복을 모두 포기하고,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목숨을 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살아간다.
《구해줘》의 여주인공 줄리에트 보몽은 브로드웨이의 무대에 서겠다는 열망을 품고 뉴욕에 오지만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프랑스로 돌아가려고 한다. 줄리에트는 배우로 성공하기는커녕 생활비와 집세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오디션이 열리는 곳마다 부지런히 찾아다녔지만 주어지는 배역이라고는 대사 한마디 없는 단역이나 작은 교회 혹은 허름한 극장을 빌려 공연하는 실험극이 고작이었다. 샘과 줄리에트는 이렇듯 절망의 한가운데서 만나게 되지만 진실한 사랑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선다. 《구해줘》는 그들이 운명처럼 덧씌워진 상처와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마크 루텔리 형사와 그레이스 카스텔로 형사의 이야기도 매우 감동적이다. 파트너 형사로 수많은 범죄를 해결한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했지만 차마 고백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낸다. 그러다가 그레이스 코스텔로 형사가 총에 맞아 숨지고 마크 루텔리 형사는 알코올 의존자로 전락한다. 그레이스 코스텔로 형사는 죽음의 사자가 되어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다. 그레이스는 줄리에트를 데려가기 위한 임무를 부여받고 뉴욕으로 돌아왔지만 마크 루텔리 형사와 마약중독자가 되어 있는 그녀의 딸 조디에 대해 깊은 연민과 책임감을 느낀다.
샘과 줄리에트, 그레이스와 마크 루텔리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현실과 싸워나간다. 화해와 용서는 어둠을 극복하고 밝고 환한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과거 어느 한때 아무도 예기치 않은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고, 그 사건에 연루된 등장인물들은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떠안고 고통스럽게 살아왔지만 화해와 용서를 이루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 모두는 사랑을 지키기 위한 운명적 게임에 뛰어들고, 그 과정에서 큰 고난과 고통을 겪고, 서로 갈등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끝내 아름다운 결말을 찾아내고 해피엔딩을 이룬다. 이 소설이 널리 사랑받은 이유는 절절한 사랑과 감동이다. 기욤 뮈소는 이 소설을 쓴 이후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로 불리게 되었다.

추천사

르 파리지앵
첫 장을 펴는 순간 숨 돌릴 틈 없이 사로잡히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긴 여운과 감동이 후폭풍처럼 밀려든다!

RTL
이 소설은 대단히 위험하다. 책을 잡으면 다 읽을 때까지 결코 손에서 뗄 수 없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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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줄리에트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품고 프랑스를 떠나 뉴욕에 왔다. 뉴욕에서 성공한다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용기를 냈다.
줄리에트는 뉴욕에 오자마자 베이비시터로 일하면서 연극 수업을 받고, 영어 공부도 했다. 오디션을 하는 곳마다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허름한 극장이나 작은 교회를 빌려 공연하는 실험극이나 아방가르드연극 따위의 단역을 맡아본 게 고작이었다.
순식간에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프랑스를 떠나올 때 가져온 돈이 바닥났다. 그때부터 오디션 대신 생활비를 벌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녀야 했다. 마트 점원, 병원 청소부, 커피숍 종업원 등 닥치는 대로 일해야 겨우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었다.
줄리에트는 이제 더는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에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11p~12p

“내 말을 새겨듣는 게 좋아. 지금 자네에게는 여자가 절실히 필요해.”
샘은 그가 알아채지 않게 가느다란 한숨을 쉬었다.
“글쎄요, 아직은 그리 절실하지 않아요. 페데리카에 대한 기억이…….”
레오나드가 그가 말을 계속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내가 자네와의 우정을 생각해 말해두지. 앞으로 페데리카는 잊어. 난 결혼을 세 번이나 해봐서 장담할 수 있어. 자네가 누군가를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사랑해본 경험이 있다면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해.”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
레오나드는 창 아래로 넓게 펼쳐져 있는 도시를 가리켰다.
“뉴욕 거리를 오가는 여자들만 해도 수백만 명이야. 그들 가운데 자네가 페데리카만큼 사랑할 수 있는 여자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나?”
“물론 그렇긴 하지만 저에게는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건 바로 자네 자신이야. 이봐, 내가 아직 자네처럼 젊고, 건강에 자신이 있다면 매일 저녁 나 같은 늙은이와 노닥거리느라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겠어.”
-38p~39p

지금은 삶을 변화시켜야 할 때! 이젠 달라져야 해!
핫팬츠에 탱크 탑을 입은 톱모델이 흡연의 폐해에 대해 경고하면서 습관을 바꾸라고 부르짖고 있었다.
“너나 열심히 바꿔.”
샘은 광고판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삶을 변화시켜서 어쩌라는 것일까?
샘은 이미 인생의 중대한 굴곡을 경험했고, 변화는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그는 다시 담배를 피워 물며 연기를 깊숙이 들이마셨다. 건강 따위는 아예 관심 없고, 죽음 따위 두렵지 않다는 듯이.
샘은 라이터를 셔츠 주머니에 집어넣다가 문득 종이가 손에 잡히는 바람에 꺼내들고 펼쳐보았다. 안젤라가 그려준 그림이었다. 그는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종이 뒷면에 이상한 기호들이 그려져 있는 걸 발견했다. 원, 삼각형, 별 모양이 신비로운 형태로 서로 뒤섞여 있었다.
이 기호들은 뭘 의미하는 것일까?
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바람에 화들짝 놀랐다. 그의 차 바로 앞에서 유유히 길을 건너는 젊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맙소사!
브레이크를 밟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며 힘껏 소리쳤다.
“조심해!
-56p~57p

줄리에트는 충동적인 감정에 휩쓸려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난 이미 돌이키기 힘든 거짓말을 했어. 거짓말로 시작된 관계는 절대로 좋게 끝날 수 없어. 서로에게 남는 건 결국 상처밖에 없을 거야. 지금 여기서 깨끗이 단념하고 헤어지는 게 좋아.
줄리에트는 눈을 들어 천장을 바라보다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겨우 헛된 망상을 버리고 프랑스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바로 이 순간에 예기치 않은 만남이 머릿속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에 남자 따위는 필요 없어!”
줄리에트는 그 사실을 자신에게 납득시키기라도 하듯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했다.
“아니, 그건 당신이 잘못 생각한 거야. 기회가 왔을 때 잡아. 앞날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어.”
바로 옆 화장실에서 들려온 어떤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 낯모르는 여자는 마치 친한 친구에게 하듯 줄리에트에게 그렇게 충고했다.
줄리에트는 너무 놀라고 창피해 서둘러 화장실을 빠져 나왔다.
-73p~74p

줄리에트는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고, 달리고, 웃고, 노래를 불렀다. 줄리에트는 마치 열일곱 살 소녀 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생기가 넘쳐흘렀고, 미소는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했다.
줄리에트는 따사로운 눈길로 바라보는 샘의 시선 속에서 자신이 좀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사람, 비로소 자신에게 어울리는 모습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비록 한시적일지라도 줄리에트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불확실하고 두렵기만 한 미래를 깨끗이 잊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녀의 자신감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길에 따라 한순간에 살아났다가 금세 무너지기도 했다. 좌절과 아픔을 거듭해온 그녀의 지난날은 사랑의 마법이 작동하면서 화려하게 채색되고 있었다.
샘은 그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줄리에트의 일거수일투족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그녀는 천부적으로 왕성한 활력을 타고난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아니었다. 그에게 행복이란 너무나 허약해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잔과도 같았다. 그런 까닭에 행복한 순간이 찾아와도 늘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샘은 행복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고, 맞지 않은 옷을 입었을 때처럼 부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언제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며 살아왔기에 보호막을 걷고 행복감에 온전히 젖어 들기 어려웠다. 그의 비망록에 행복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샘은 사랑하는 여자가 옆에 있어주면 이렇듯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99p~100p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요. 당신이 지금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걸 잘 알아요. 당신에게 전해줄 두 가지 소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좋은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나쁜 소식이죠.”
“나는 지금 당신과 수수께끼를 풀고 있을 기분이 아닙니다.”
그레이스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좋은 소식은 당신의 여자 친구가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겁니다.”
샘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깜빡였다.
“정말입니까?”
“당신의 여자 친구 줄리에트 보몽은 714항공기를 타지 않았고, 현재 생존해 있습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줄리에트는 분명 비행기에 탑승했어요.”
그레이스는 대답 대신 주머니에서 신문기사를 꺼내 샘에게 보여주었다. 샘이 재빨리 신문기사를 낚아챘다.
714항공기 추락 사고 이후 구금되어 있는 프랑스 여자.
신문기사 제목도 충격적이었지만 그가 지금 보고 있는 신문의 발행 날짜가 내일로 되어있다는 게 더욱 신기했다.
샘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 신문기사는 어디서 구했죠?”
그레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샘은 허둥지둥 기사를 읽어내려 갔다.
샘이 불타는 눈빛으로 그레이스를 바라보았다.
“만약 이게 장난이라면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어요.”
“장난이 아닙니다. 줄리에트는 분명 살아 있어요.”
“이 신문의 발행 날짜가 내일로 되어 있는 건 왜 그렇죠?
-150p~151p

12월 첫째 주 화요일에는 조디와 함께 어김없이 이 광장을 찾았었다. 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등식을 보기 위해서였다. 매년 그해를 빛낸 최고의 스타가 나와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면 2만 개가 넘는 전구에 일제히 불이 들어오며 마치 동화 나라 같은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졌다. 조디가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에 그레이스 또한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을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뉴욕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이벤트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레이스는 외투 주머니를 뒤졌다.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갑이 들어있었다. 그녀는 뉴욕에 돌아온 후 처음으로 지갑에 들어있는 딸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람들은 흔히 사진 속에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담아두는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사진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사람들은 영원을 기대하며 셔터를 누른다. 그러나 찰칵 소리와 함께 그 순간은 영영 사라진다.
그레이스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
지금은 울고 있을 때가 아니야.
그레이스는 감상에 젖어 있을 권리가 없었다. 그녀는 임무를 부여받고 뉴욕에 왔다. 그들은 생전에 강하고 성실하고 정직했던 그녀를 기꺼이 선택했다. 경찰에 몸담고 있는 동안 주어진 임무를 차질 없이 해냈다는 점이 그녀를 선택하게 만든 동기로 작용했다.
-206p~207p

저자소개

기욤 뮈소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4

1974년 프랑스 앙티브에서 태어났다. 학구적인 분위기의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났다. 니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몽펠리에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한 후 고등학교 교사로 지내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5월 프랑스 문단의 호평 속에 첫 소설『스키다마린크(Skidamarink)』을 출간했으며, 2003년 두 번째 소설 『완전한 죽음(Et Apres…)』를 출간하며 프랑스 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소설 『구해줘(Sauve-moi)』는 프랑스 아마존 85주 연속 1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하며 그를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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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연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옮긴책으로는 '가면을 쓴 과학 동물실험', '초록숲 정원에서 온 편지', '피카소', '장미', '뒤피', '제2의 순수', '홍당무'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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