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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의 달이 뜨면 : 1940 런던 공습,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양장]

원제 : The Splendid and the V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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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버락 오바마, 빌게이츠 선정 2020 최고의 책*
1940~1941년, 찬란하고 끔찍했던 시대의 초상을 그린 걸작!

1940년 5월. 처칠이 총리로 임명된 때부터 만 1년 동안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영국은 독일의 공습을 받고, 언제 어떻게 될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폭격기의 달이 뜨면: 1940 런던 공습,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은 윈스턴 처칠이 총리로 취임한 1940년 5월부터 1941년까지의 영국 안팎의 정세를 세밀하고 생동하게 풀어낸 책이다. 영국왕립공군(RAF)과 독일 루프트바페의 치열한 공방전, 폭격당한 도시, 끊이지 않는 공습 사이렌 소리와 포성의 이미지가 읽는 이를 압도한다. 희미한 달빛에도 폭탄의 표적이 될까 염려하던 영국 시민들의 ‘잊히기 쉬웠던’ 이야기들 역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영국과 독일, 미국 지도자의 관점과 전략에 따라 전세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이 선사하는 큰 재미다.

출판사 서평

1940년 5월, 영국에 폭격기가 온다는 말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가장 어두웠던 시기에 사람들은 어떻게 삶을 이어갔는가.

★버락 오바마, 빌 게이츠 선정 2020 올해의 책
★출간 직후 아마존, 뉴욕타임스 1위
★아마존 62주 연속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타임〉 〈NPR〉 〈워싱턴포스트〉 〈포춘〉 〈블룸버그〉 〈커커스〉 등 올해의 책 선정!
★해외 유수 언론에서 극찬을 쏟아낸 걸작!

“순식간에 책장을 넘기게 된다.” -오프라 윈프리
“역사의 현장으로 빨려들 것 같은, 그래서 흥분을 멈출 수 없는 보기 드문 책” -빌 게이츠
“영화 같은 스토리와 넘쳐나는 서스펜스” -〈뉴요커〉
“마지막 위대한 정치인의 기막히게 대단한 이야기” -〈월스트리트저널〉
“지혜롭고 전략적인 리더십의 표상” -〈타임〉
“아수라장 같은 시대에 발견한 위안” -〈뉴욕타임스〉
“이 책은 미쳤다.” -〈롤링스톤〉
“첫 장을 여는 순간 시간 삭제!” -〈시애틀타임스〉


1940년, 런던을 뒤덮은 폭격기의 포성
찬란하고도 끔찍했던 시대의 초상을 그린 걸작

《폭격기의 달이 뜨면: 1940 런던 공습,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은 윈스턴 처칠이 총리로 취임한 1940년 5월부터 1941년까지의 영국 안팎의 정세를 세밀하고 생동하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 에릭 라슨은 전작 《화이트 시티》를 비롯하여 《이삭의 폭풍(Isaac’ Storm)》, 《데드 웨이크(Dead Wake)》, 《야수의 정원에서(In the Garden of Beasts)》 등의 저서로 1,0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에릭 라슨은 9.11 테러를 기점으로 ‘전시의 런던(영국)과 시민들과 지도자들’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영국국립문서보관소, 처칠문서보관소, 미의회도서관의 육필원고부 등 수많은 기록보관소의 자료를 조사하여 그 시대를 참신하게 풀어냈다. 이 책은 특별한 관점으로 짜인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역사책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 참혹했던 전쟁 중에도 그 시간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일상과 미래를 기대하고 기약하던 환상이 존재했다. 《폭격기의 달이 뜨면》에서 에릭 라슨은 허망한 폭력 틈새로 살아남은 은밀하고 사사로운 이야기들을 능란하게 펼쳐보인다.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
그리고 루스벨트

1940년, 영국을 둘러싼 정세가 심상치 않았다. 윈스턴 처칠의 총리 취임 첫날 아돌프 히틀러는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침공했고,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는 이미 무너진 뒤였다. 이런 상황에서 처칠은 모든 객관적인 지표가 그에게 ‘기회’가 없음을 가리키고 있다고 해도, 자신의 영도하에 영국이 끝내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영국과 화이트홀에 불어넣어야 했다. 처칠이 넘어야 할 난관은 영국 국민과 각료와 지휘관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그러한 믿음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처칠은 이 전쟁의 저변에서 대치하는 힘의 성격, 다시 말해 영국이 독일을 완전히 척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미국의 산업 역량과 병력의 힘을 빌리는 것뿐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처칠 주변의 인물들의 말과 기록들을 통해 처칠의 독보적인 리더십과 그것이 발현되는 지점들을 면밀하게 포착하여 그리고 있다. 또한 영국과 독일, 미국 지도자의 관점과 전략에 따라 전세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이 선사하는 큰 재미다.

히틀러는 제아무리 처칠이라도 계속 자신에게 맞서는 것은 어리석은 짓임을 인정할 것이라고 믿었다. 히틀러가 보기에 서부전선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영국은 가망이 없소.” 히틀러는 육군총참모장 프란츠 할더에게 그렇게 말했다. “전쟁은 우리가 이겼소. 이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오.” 히틀러는 영국이 협상에 응할 것이라 확신하여 그의 군대의 25퍼센트에 해당하는 국방군 40개 사단을 해산시켰다.
그러나 처칠은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히틀러는 스웨덴 왕과 바티칸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간접적인 평화 제의를 여러 차례 건네 상대의 의중을 떠봤지만 모두 거부당하거나 묵살되었다. 히틀러는 평화 협정을 위한 어떤 실마리도 놓치기 싫어 루프트바페의 수장 헤르만 괴링에게 런던의 민간 지역은 절대 건들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침략은 고민이 많이 되는 내키지 않는 일이었고 타당한 이유가 있어도 장고를 해야 할 신중한 문제였다. (180쪽)

미국이 참전하기 전까지 영국이 독일의 공습에 최대한 버틴다는 가정에는 막강한 육군과 강력한 해군, 그리고 마지노선을 보유한 프랑스가 독일 공군(루프트바페)의 발을 묶고, 독일이 쳐들어올 모든 길목을 차단해준다는 전제가 있었다. 그러나 처칠이 총리로 취임한 지 2주도 안 되어 프랑스군은 독일 기갑부대에 격파당하고, 영국의 전략은 공허로 빠져들고 만다. 영국은 독일의 공격 규모를 합리적인 수준까지 끌어내리는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전쟁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받고 참전을 이끌어내야 했다.
패배주의로 빠질 수 있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처칠이라는 동력기를 정비한 영국은 새로운 에너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처칠은 항공기생산부를 신설하고 전투기 생산과 승무원 훈련, 항공기 공장 방어에 에너지를 집중시켰다.
1940년 6월, 독일의 공습에 직면하여 거의 매일 밤 끝도 모르고 무차별적으로 떨어지는 폭탄들을 견뎌야만 했던 끈질긴 영국본토항공전의 서막이었다. 전쟁은 독자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피해와 죽음의 참상 이면에는 기지를 발휘하고 용기 내어 끔찍했던 날들을 살아낸 사람들의 삶이 존재했다. 이 책은 그러한 틈새를 비집고 당신이 알지 못했던 장면들을 내보인다.


폭격기의 달이 뜨는 밤과
잊히기 쉬운 이야기들

야간 폭격에 대비해 등화관제를 시작하면서 런던은 빛을 잃었다. 집과 상점은 물론 차들과 기차, 신호등까지 조명을 제한하여 아주 적은 빛만이 통과할 수 있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어둠 속에서 도시의 사람들은 달의 위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볼록하게 차오르는 달이 뜨는 밤이면 희미한 달빛에도 폭격기의 목표물이 될까 두려워하며 보름달을 ‘폭격기의 달(bomber’s moon)’이라고 불렀다.

무기 공장의 공구계측원 레너드 대스콤은 일터로 가는 길에 “주택의 지붕들 위로 비추는” 달빛이 아주 화려하다고 생각했다. 달이 밝아 굳이 차의 헤드라이트를 켤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신문도 읽을 정도였다. 정말 멋진 밤이었다.” 그는 그렇게 말했다. 새로 선출된 시장 존 “잭” 모즐리의 딸 루시 모즐리는 회상했다. “바깥이 정말 이상할 정도로 밝았다. 이렇게 환한 11월 밤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 모즐리 부부가 저녁 식사를 위해 자리를 잡았을 때 가족 중 한 사람이 달을 가리키며 “크고 정말 끔찍한 ‘폭격기의 달’”이라고 한마디 했다. (96쪽)

히틀러는 1940년과 1941년 사이에 4만 5천 명의 영국인의 목숨을 앗는 폭격을 벌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카만 폭격기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영국 상공을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거리를 걷다가, 소풍을 나왔다가 머리 위로 치열하게 펼쳐지는 공중전을 지켜보았다. 스핏파이어, 허리케인, Me 109, 스투카 폭격기가 상공에서 사활을 걸고 싸우는 모습을 스포츠 방송 중계하듯 내보내는 방송국도 등장하였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사무실에 있기보다는 전쟁터로 나가고 싶어 했다. 단연 전투기 조종사가 인기였다. 시민들은 대피소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이면 출근을 했다. 두려움보다도 더 괴로운 것은 밤새 울리는 공습경보와 폭발음으로 인한 불면과 피로감이었다. 폭격을 맞아 잿더미가 된 건물 지하에는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언제 죽을지는 미지수였으나 영국 어딘가에서 누군가 죽을 확률은 100퍼센트이던 시절이었다. 사람들은 간신히 비껴간 폭탄을 보며 오늘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 여느 때보다도 생생한 삶이었다.
《폭격기의 달이 뜨면: 1940 런던 공습,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은 계속 진행되는 이야기다. 전쟁사에서 주요한 사건들은 익숙할지 모르지만, 에릭 라슨은 발표되지 않았던 일부 정부 보고서, 처칠의 개인비서인 조크 콜빌과 처칠의 어린 딸 메리가 기록해 온 일기들, 전시에 국가 차원에서 생활상을 기록하라는 임무를 맡았던 매스옵저베이션 일기기록원들의 자료를 토대로 혼란하고 장담할 수 없으며 어려웠던 그 시대를 재구성하였다. 탁월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처칠의 습관과 성격이 드러나는 에피소드, 급박한 전시 상황에서의 뒷이야기, 사람들의 일기에서 발견되는 재치와 농담, 그리고 평범한 고민들이 처참한 상황 속에서 저마다 힘을 가지고 빛난다.
1940년 런던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은 죽음이 저변에 깔려있었음에도 공포에 압도당하지 않고 나름의 하루하루를 가꾸며 매일 다시 깨어나, 2021년의 우리가 경험하는 아수라장보다 훨씬 극한의 상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해냈다. 모든 것이 파괴되던 때의 공포에 직면하였던 인물들의 기록을 통해 독자들은 통찰력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독자들께 드리는 말씀
냉혹한 예상

1940년
1부. 떠오르는 위협
2부. 어떤 우연
3부. 두려움
4부. 피와 먼지

1941년
5부. 미국인들
6부. 화염 속에 핀 사랑
7부. 만 1년이 되는 날

맺는 말: 세월은 흘러
감사의 말

미주
참고자료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사람들은 갑자기 달의 위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물론 폭격기는 낮에 공격해왔지만 어두워진 뒤에도 달빛에 의지해 목표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보름달이나 상현달, 하현달 같은 볼록한 달은 ‘폭격기의 달(bomber’ moon)’이라고 불렀다.
_20쪽, 냉혹한 예상

처칠은 5월 13일 월요일 하원에서 첫 연설을 할 때도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승리를 다짐하기는 했어도 현재 영국이 처한 냉혹한 지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실주의자이기도 했다. 특히 그런 처지를 그는 한 마디로 명확하게 드러냈다. “나는 피와 수고와 눈물과 땀 외에는 드릴 게 없습니다.”
_54쪽, 4장 감전 효과

연설이 막바지에 이르자 그는 화로에 불을 지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그의 말은 점점 사나워지고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싸울 것이며, 바다와 대양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싸울수록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며 공중에서 더욱 힘을 키울 것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의 섬을 지킬 것입니다. 우리는 해안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상륙지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들판과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언덕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린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원이 찬성의 함성을 외치자 처칠은 옆자리 의원에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 우리는 깨진 병을 집어 들고 싸울 것이오. 가진 게 빌어먹을 그것밖에 없으니까.”
_92쪽, 8장 첫 번째 폭탄

바로 헤르만 괴링이 벼르던 아들러타크, ‘독수리의 날’이었다. 그는 히틀러의 계획대로 영국 본토를 침공하기 전, 영국 상공의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RAF에 대한 총공격을 지시했다. 지난주에 루프트바페는 영국의 해안을 따라 늘어선 레이더 기지에 소규모 포격을 시도했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전투를 개시할 때였다. 괴링은 항공기로 하늘을 새카맣게 뒤덮는 공군력을 과시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할 작정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폭격기 949대, 급강하폭격기 336대, 전투기 1,002대 등, 총 2,300대를 동원했다. 드디어 히틀러와 전 세계에 그의 공군의 위력을 보여줄 기회가 온 것이다.
_237쪽, 29장 독수리의 날

“그날 밤은 구름 한 점 없고 별이 총총했으며 달은 웨스트민스터 상공에 떠 있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정경도 없을 것이다. 지평선의 어딘가에서 엇갈리는 서치라이트 불빛, 포탄이 터지는 하늘에는 별 같은 섬광, 먼 곳에서 타오르는 불길의 광채 등, 여러 가지가 그 정경에 더해졌다. 웅장하면서도 끔찍했다. 머리 위로는 적기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졌고, 포성이 멀리 때로는 가까이 들렸다. 평화로운 때 전동열차가 신호하는 조명처럼 대포가 발사될 때마다 빛이 번쩍였다. 하늘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였다. 진짜 별도 있고 인위적인 별도 있었다. 자연의 찬란함과 인간의 사악함이 이렇게 두드러진 대조를 보인 적은 없었다.”
_343쪽, 49장 공포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당장 침략의 위협은 줄었지만 그것이 일시적인 소강상태일 뿐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딱히 뭐라 말할 수 없는 위험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루프트바페가 공격의 범위를 넓히고 다른 영국 도시들을 대상으로 코번트리 공습을 재현하려는 가운데 사기 문제가 표면으로 떠오른 것이다. 런던은 복구 능력을 스스로 입증해보였고 또 대도시여서 루프트바페의 새로운 초토화 전술에 어느 정도 면역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코번트레이션’을 겪는 도시들이 늘어나면, 그들 도시도 그런 강인함을 입증할 수 있을까?
_446쪽, 64장 문 앞의 두꺼비

비공식 크리스마스 휴전이었다. “정말로 고요한 밤 속의 거룩한 밤(Heilige Nacht in Truth Still Nacht)이다.” 존 마틴은 그렇게 썼다. “마음이 놓였고 조금은 감동했다.”
독일과 영국 양쪽 모두에 폭탄이 떨어지지 않았고 모든 가정에서 사람들은 한때 정상이었던 생활을 떠올렸다. 다른 점이 있다면 교회 종소리가 울리지 않고 식탁에 빈자리가 많다는 사실뿐이었다.
_467쪽, 67장 크리스마스

기밀 문제로 처칠이 발끈하는 것을 본 존 콜빌은 자신의 일기가 걱정이 되었다. 그의 일기에는 작전상의 비밀과 처칠의 행동에 대한 통찰이 깨알같이 적혀있었다. 독일 측 요원이 그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하기라도 하는 날엔 대단한 전리품이 될 것이다. 그렇게 정확하게 기록하는 행위가 불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콜빌은 잘 알고 있었다. “P.M.은 기록의 기밀성을 지키는 문제에 관한 전언문을 배부했다. 갑자기 일기가 찔렸다.” 콜빌은 새해 첫날 일기에 그렇게 썼다. “하지만 폐기할 생각은 없다. 그저 좀 더 철저히 단속해두는 정도로 타협해야겠다.”
_487쪽, 70장 비밀

클럽에 있던 사람 어느 누구도 폭발음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보았고 몸으로 느꼈다. 섬광이 번쩍였다. 특이한 섬광, 파란 섬광이었다. 그리고 숨을 턱 막는 먼지구름이 일었고 화약 냄새가 진동하더니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데이비드 윌리엄스(David Williams)라는 색소폰 연주자의 몸이 두 동강이 났다. 베티 볼드윈과 같이 왔던 네덜란드 장교 중 한 명은 손가락을 잃었다. 한 테이블에 있던 손님 6명은 외상 흔적 하나 없이 모두 그 자리에 앉은 채로 숨졌다. 수석 웨이터인 찰스는 발코니에서 바닥으로 내
동댕이쳐졌다. 반대편에 있는 기둥에 기대어 쉬고 있다 당했다. 그리고 그렇게 죽었다. 한 젊은 여성은 폭발로 스타킹이 찢어졌지만 그것 말고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공중전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려던 베라
럼리-켈리는 침착하게 ‘B’라고 표시된 버튼을 눌렀다. 동전이 도로 나왔다.
처음에는 조용했다. 이어 들릴 듯 말 듯한 소리가 여기저기서 났고 생존자들이 움직이면서 파편 흩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가루가 된 석고가 공기를 가득 채웠고 사람들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했다. 얼굴은 화약으로 검게 그을렸다.
_549쪽, 79장 스네이크힙스

전시내각 회의는 무겁게 가라앉았다.64 벵가지를 잃은 데다 투브룩도 곧 떨어지게 되자 모두들 절망하는 분위기였다. 침울한 기운이 영국 전역을 지배했다. 겨울에 승리를 거두기를 바랐던 희망과 전혀 상반된 결과였기에 허탈감은 더욱 컸다. 독일의 강화된 공습도 그런 분위기를 부추겼다. 몇몇 공습은 이전 가을보다 더 치명적이었고 피해도 극심했다. 독일 폭격기들은 또다시 코번트리를 공격했고 다음 날 밤에는 버밍엄을 강타했다. 어둠은 계속 RAF를 좌절시켰다.
_603쪽, 84장 중대 뉴스

체커스로 돌아왔을 때는 자정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치고 슬픈 그에게 또 나쁜 소식이 들려왔다. 영국 해군의 귀중한 구축함 한 척이 몰타에서 침몰되어 그랜드하버 입구를 막았다는 소식이었다. 중동 지역으로 탱크를 운반하던 수송선 한 척은 엔진 고장으로 멈춰 섰고, 이라크를 공격하던 영국군은 예상 밖으로 강력한 이라크 육군의 저항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낙담스러운 것은 중동 방어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듯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길고 실망스러운 전보였다. “개인적으로 저는 독일이 영토를 넓히기 위해 세력을 확대하는 것에 그다지 낙담하지 않습니다.” 루스벨트는 그렇게 썼다. “그런 지역을 다 합쳐 봐야 대규모 점령군을 유지하거나 보완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는 구하기 힘들 것입니다.”
루스벨트는 물정 모르는 문구를 덧붙였다. “계속 건투를 빕니다.”
_625쪽, 90장 침울

첫 폭격기들이 영국 상공을 가로지른 것은 밤 11시 직전이었다. 이 최초 출격은 최정예 선봉 KGr 100 비행단에 따라붙은 20대의 폭격기였지만 그날 밤 빛나는 달과 맑은 하늘을 생각하면 그들이 만들 신호 화재는 거의 불필요한 장식품이었다. 이들 뒤를 수백 대의 폭격기가 따랐다. 공식적으로 과거의 공습 때처럼 그들의 표적은 빅토리아와 서인도 부두와 배터시 발전소 등 군사적 요충지였지만, 이곳이 표적이면 런던의 모든 민간인 거주 지역도 폭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조종사들은 다 알고 있었다. 계획에 있든 없든 간에 피해의 유형이 말해주듯 루프트바페는 이참에 런던에서 가장 유서 깊은 보물들을 파괴하여 처칠과 그의 정부의 숨통을 끊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_663쪽, 98장 잔인한 공습

물론 앞으로 전쟁은 4년 더 계속될 것이고 그때는 어둠을 쉽게 헤쳐나갈 전망도 보이지 않을 때였다. 영국의 극동 지역 보루인 싱가포르가 적의 손에 넘어가면서 일본까지 처칠 정부를 무너뜨리겠다고 위협했다. 독일군은 크레타에서 영국군을 몰아내고 투브룩을 탈환했다. “우리는 정말로 굴욕의 골짜기를 걷고 있습니다.” 클레멘틴은 해리 홉킨스에게 보낸 편지에 그렇게 썼다. 반전에 반전이 뒤따랐지만 전세가 연합군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42년 말부터였다. 영국군은 ‘엘 알라메인 전투(Battle of El Alamein)’로 알려진 일련의 사막전에서 롬멜을 패퇴시켰다. 미 해군은 미드웨이에서 일본을 격파했다. 히틀러의 러시아전은 진창과 얼음과 유혈 속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1944년 연합군이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진격한 후 결과는 정해진 것 같았다. 영국과의 공중전은 1944년 영국을 향해 발사한 무인비행폭탄 V-1과 히틀러의 ‘보복’ 무기 V-2 로켓의 등장으로 잠시 활력을 되찾지만 이것은 독일이 피할 수 없는 패배를 앞두고 같이 죽자고 덤비는 것 이외에 다른 목적도 없었던 마지막 공격이었다.
_693쪽, 101장 체커스의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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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에릭 라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미국의 대표적인 논픽션 전문 작가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러시아 역사로 학사 학위를, 컬럼비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과 존스홉킨스 작문 세미나, 오리건 대학 등에서 논픽션 작문을 가르쳤고 전 세계 청중을 대상으로 강의했다.
저서 《이삭의 폭풍(Isaac’ Storm)》을 비롯하여 《화이트 시티》, 《데드 웨이크(Dead Wake)》, 《야수의 정원에서(In the Garden of Beasts)》 등이 1,00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화이트 시티》는 2004년에 에드거상(미국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고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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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남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숭실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수료하고 뉴욕 〈한국일보〉 취재부 차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비소설 분야의 다양한 양서를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워커사우루스』, 『어떻게 성공했나』, 『노 필터』, 『규칙 없음』, 『초협력사회』, 『매칭』, 『언더그라운드』, 『인문학, 공항을 읽다』, 『공감의 시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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