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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으로 : 한국 문학사에서 지워진 이름. 평생을 방랑자로 산 작가 김사량의 작품집

원제 : 光の中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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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김사량은 한국의 근현대사 지도에서 자주 사라지곤 하는 작가다. 도쿄, 경성, 평양, 베이징, 타이항산…… 그는 살아생전 동아시아를 누비고 다니며 작품활동을 했으나, 어디에서도 온전히 그를 기억해 주지 않았다.

김사량은 1914년 식민지 조선에 태어나 학창시절 항일시위를 하다 퇴학당하고, 일본으로 밀항하여 도쿄제대에 입학했으며, 『빛 속으로』를 ‘일본어’로 써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에도 일본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작품 『천마』, 『풀이 깊다』를 연속해서 ‘일본어로’ 발표한다.
이후 중국 타이항산의 항일근거지로 탈출했고, 해방이 되면서 고향인 평양으로 돌아갔다. 한국전쟁 때는 종군기자로 남하했으며, 퇴각하는 길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삶은 말 그대로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보기 드물게 친북 작가인 동시에 친일파로 분류되던 인물이며 오랫동안 국내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은 비운의 작가였다.

김사량은 역사적 비극으로 인해 모국어가 아닌 적의 언어로 작품 활동을 했을지언정, 모국에 대한 끝없는 애착을 놓을 수는 없었다. 『빛 속으로』는 식민지 치하에서 그가 가졌을 정체성 상실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을 아름답고 담담한 서사와 언어로 표현한 작품이다. 또한 초기 일본어 소설 인 『천마』, 『풀이 깊다』와 기행문 『노마만리』의 일부를 수록하였다. 김사량이 여행한 도쿄-서울-베이징 세 도시의 당시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1940년 전후의 동아시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읽기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사량의 이름이 더 이상 모국의 언저리에서 떠도는 이름이 아닌, 일반 독자에게도 익숙한 이름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작품집을 기획하게 되었다.

추천사

다케우치 미노루
“중국에 노신이 있다면, 한국에는 김사량이 있다.”

목차

책 머리에
빛 속으로
천마
풀이 깊다
노마만리
해설 - 김사량, 그의 이름과 언어, 문학과 방랑에 대하여

본문중에서

이 군은 격분하여 다시 야마다 하루오에게 덤벼들더니 있는 힘껏 등을 걷어찼다. 하루오는 비틀거리면서 내 품에 안겨들었다. 그리고 ‘으앙’하고 울기 시작했다.
“나는 조센징이 아니야, 나는 조센징이 아니라고! 그렇죠, 선생님?”
나는 그의 몸을 꼭 안았다. 내 눈가에 뜨거운 것이 울컥 솟는것을 느꼈다. 이 군의 시퍼렇게 독이 올라 흐트러진 모습도, 이 소년의 아픈 울부짖음도 책망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p.32)

하지만 역시 나는 안이하게 비굴을 짊어진 채 엎드려 있었던 것일까? 따라서 지금은 스스로를 다그치는 쪽을 택했다. 저 무구한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을 꼭꼭 숨기려고 오뎅 바에 온 조선인과 너는 무엇이 다르다고 할 것인가!
그래서 나는 항변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려는 듯 이 군을 윽박지르려 했었다.
그렇다면 일시적인 감상이나 격정으로 ‘나는 조선인이다, 조선인이다.’하고 외치는 오뎅 바의 남자와 너는 대체 무엇이 다른 것인가. 그것은 또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고 외치는 야마다 하루오의 경우와 본질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가? 머리 색이 다른 터키인의 아이조차 이곳 아이들과 씨름을 하며 순진하게 놀고 있는 것을 본다. 하지만 왜 조선인의 피를 받은 하루오만은 그것이 불가능한 것인가? 나는 그 이유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땅에서 내가 조선인이라는 것을 의식할 때마다 무장해야 했다. 그렇다, 분명히 나는 혼자만의 진흙탕 같은 연극에 지쳤던 것이다.(p.42)

현룡은 그녀 앞에 털썩 앉았다. 모두의 호기심 어린 눈은 일제히 이 두 사람 쪽을 향했다. 무엇보다 다들 진작부터 심심하던 차였다. 하지만, 심심하기로 치면 허구한 날 심심한 자들뿐이었다. 이른바 다방에 있는 그들 역시 현재의 조선 사회가 낳은 특별한 종족의 하나일 것이다. 학문은 그럭저럭 했으나 직업을 갖지 못하고,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어서 머리라도 클라크 케이블 식으로 가르마를 타 볼까 하는 패거리들이나, 혹은 어딘가 제작비를 낼 만한 호구는 없나 목을 빼고 닭벼슬처럼 머리를 기른 영화계 부랑자들, 뭔가 수군수군 구석에서 일을 꾸미는 금광 브로커들, 원고용지 다발을 손에 들고 걷지 않으면 예술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급한 문학청년, 그런 패거리들뿐이었지만 역시나 그들도 두세 시간 이상 이야기하면 화제는 바닥나기 때문에 갑자기 현룡이 나타나 아름다운 여류시인과 마주 앉은 것은 확실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경성 문화계에서 누구 한 사람 모르는 이가 없는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한자리에 앉은 것이다. 게다가 문소옥은 현룡에게 있어서 단순한 여류시인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p.84)

이곳에는 수고하고 씨뿌리려 하나 땅이 없고, 거두려 하나 거둘 것이 없고, 먹으려 하나 먹을 것이 없는, 공중을 나는 새보다도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마태복음 6장 30절 구절 중 일부)’보다도 못한 백성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생명은 무도한 자들의 손에 맡겨져 있고그 생활조차 끊임없이 위협 당한다.
무서운 악몽이 그를 덮쳤다. 자신은 또 이 무슨 우스꽝스러운 존재란 말인가? 인식은 코풀이 선생과 함께 자신이 산의 화전민들에게 습격당할 판이 되어 정신없이 도망치는 꿈에 시달리거나, 무서운 산 사람들에게 잡혀 가진 것과 입은 옷을 빼앗기고 까마득한 폭포 위에서 천길 아래로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그는 공포에 눌려 버둥버둥 몸부림치다 결국 물보라가 덮치는 순간 ‘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자기 목소리에 놀라 한밤중에 눈을 떠 보니 아까 그 두 사람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밤이었다.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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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김사량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14

1914년 평양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939년 '빛 속에'가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에 오른 바 있다. 수상식에 참석한 김사량은 조선의 작가로서 민족에 관한 글을 쓰는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민족의 현실을 진솔하게 써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김사량은 일본어로 작품을 발표하면서 일본 문단에 등장했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빛 속에'에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민족의 정체성을 고심하며 민족 해방에 대한 관심과 어두운 식민지 현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 일본 제국주의는 답답한 것이었고 마침내 중국 연안으로 망명한다. '노마만리'를 보면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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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희 [역]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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