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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황의 사랑 : 연작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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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문체 미학의 대가'라 불리는 윤후명의 대표작 <둔황의 사랑> 개정판. '둔황 시리즈'로 알려진 네 편의 중·단편을 함께 엮은 첫 책으로, 둔황과 로울란, 그리고 사막을 거쳐 다시 '나'를 향해 돌아오는 탐구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번에 작품 내용 중 작가적 차원의 묘사나 설명에 의존했던 상당 부분을 삭제·수정·보완하면서 한 편의 새로운 장편소설로서의 면모를 획득하게 되었다.
 
떠돌이 남자 주인공으로 하며, 일인칭 주인공 시점을 고수하는 서술 형태, 이야기 중간에서 시작하여 그 전의 이야기나 그 후의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시키는 시간흐름 등 윤후명 소설의 특징들을 확인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5 '한국의 책 100'으로 선정되었으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출품작이기도 하다.

출판사 서평

시인으로 시작한 윤후명의 문학적 행로를 소설가로 다시 열게 했던 소설 「돈황의 사랑」, 『둔황의 사랑』 연작 장편소설로 개정 출간! 한국 문단에 ‘문체 미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 윤후명의 대표작 『둔황의 사랑』이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으로 개정 출간되었다. 마침 『둔황의 사랑』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한국의 책 100’으로 선정되어 영문으로도 번역·소개될 예정으로 있을뿐더러, 이른바 ‘둔황 시리즈’로 알려진 네 편의 중단편이 모두 묶인 첫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83년 첫 발표한 『돈황의 사랑』은 본래 시인으로 시작한 작가의 문학적 행로를 소설가로 다시 열게 하였으며, 그간 지속적으로 발표한 ‘둔황 시리즈’ 연작은 한국 문학의 지평을 서역으로까지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둔황의 사랑』은 둔황과 로울란, 그리고 사막을 거쳐 다시 ‘나’를 향해 돌아오는 탐구의 과정에 대한 적나라한 기록이다. 이번 소설집을 다시 정리하면서 작가는 원 발음에 가까운 표기를 위해서 [돈황(敦煌)]을 [둔황]으로, [누란(樓蘭)]을 [로울란]으로 고쳤다. 뿐만 아니라 1983년에 발간한 초판본 『둔황의 사랑』(소설집)을 『둔황의 사랑』으로 제목을 고치면서 적지 않은 분량을 잘라낸 뒤 수정·보완을 거듭했다. 작가적 차원의 묘사나 설명에 의존했던 부분들이 상당수 제거되면서 『둔황의 사랑』은 연작소설이 아닌 한 편의 새로운 장편소설로 거듭난 것이다. 즉 『둔황의 사랑』은 「둔황의 사랑」에서 「로울란의 사랑」으로, 그리고 「사랑의 돌사자」와 「사막의 여자」로 이어지는 네 편의 연작소설이면서 동시에 한 편의 장편소설인 셈이다. 그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은 이른바 ‘스테디셀러’들을 충실한 원본 검증을 거쳐 다시 찍어내는 ‘재판’ 형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간하는 『둔황의 사랑』은 예외적으로 대폭적인 퇴고를 거침으로써 윤후명 문학의 진면목이 ‘둔황 시리즈’에 있음을 검증코자 하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목차

둔황의 사랑
로울란의 사랑
사랑의 돌사자
사막의 여자
 
작가의 말 다시 비단길에 서서
해설 자유로운 에로스, 사랑을 탐구하다 - 최성실

본문중에서

「둔황[敦煌]의 사랑」 주인공 ‘나’는 어제 친구와 술을 마시고 만취되어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철제 침대에서 잠이 깬다. 연극 연출가인 친구는 항상 자기와 함께 일할 것을 권유해왔다. 어제도 창작극의 소재가 될 둔황 석굴에 관한 자료를 가져와 나에게 ‘둔황의 사랑’이란 제목으로 신라시대 스님 ‘혜초’의 사랑과 구도의 길을 바탕으로 극본을 만들어보길 권유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아내가 자궁근종 병원치료를 받으러 간 사이 나는 다시 친구를 만나 사자놀이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나는 조선시대 탈춤의 역사와 관련된 ‘금옥’이라는 기생과 그녀를 사랑한 한 사내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친구로부터 둔황 벽화의 유물이 우리나라 국립 박물관 지하에 있다는 말을 듣고 나는 혜초와 사자춤이 연관되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저녁이 되어 나는 병원 치료를 받고 온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던 중에 사자꿈을 꿨다고 꾸며서 말한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창밖의 달을 보며 북청사자 놀이의 사자와 둔황 벽화의 사자를 떠올린다. 그리고 시공을 넘나드는 환영에 휩싸인다. “달밤이다. 먼 달빛으로 사막을 사자 한 마리가 가고 있다. 무거운 몸뚱어리를 이끌고 사구(砂丘)를 소리 없이 오르내린다. 매우 느린 걸음이다. 쉬르르쉬르르. 둔황 명사산의 모래가 미끄러지는 소리인가. 사자는 아랑곳없이 네 발만 차례차례 떼어놓는다. 발자국도 모래에 묻힌다. 달이 더 화안히 밝자, 달빛이 아교에 이긴 은니(銀泥)처럼 온몸에 끈끈하게 입힌다. 막막한 지평선 끝까지 불빛 한 점 반짝이지 않는다. 사막의 한복판에 사자의 그림자만 느릿느릿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다. [……] 로울란[樓蘭]을 지났는가. 둔황[敦煌]을 지났는가. 가도 가도 끝없는 허공을 사자는 묵묵히 걷고 있다. 발을 옮길 때마다 모래 소리가 들린다. 달빛에 쓸리는 모래 소리인가, 시간에 쓸리는 모래 소리인가. 아니면 서역 삼만 리를 아득히 울어온 공후 소리인가. 그때 누군가가 중얼거린다. 아이야, 사내애였다면 혜초처럼 먼 곳으로 법(法)을 구하러 떠났다 치렴. 계집애였다면 사막 속에 곱게 단장하고 있다고 치렴. 그렇다고들 치렴.”(118쪽)

저자소개

윤후명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46

1946년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 저서로는 시집 《명궁》 《쇠물닭의 책》, 소설집 《둔황의 사랑》 《협궤열차》 《여우 사냥》 《가장 멀리 있는 나》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삼국유사 읽는 호텔》 《새의 말을 듣다》, 산문집 《꽃》 《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동리문학상, 제62회 3·1문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문학나무』 편집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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