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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글]

『주자만년전론』은 이불이 옹정 9년에 완성하고, 이불의 제자인 이광형·왕사준·동사공이 교감을 하고 만승항이 교정을 하여, 무노헌에서 옹정 13년에 인쇄하였다. 이불이 이 책에 들인 시간은 20년 정도이다. 이 책은 모두 8권으로 주희 51세부터 71세까지의 편지 330편, 강의 1편, 서문 1편, 제기 8편, 발 6편, 제문 1편, 묘표 2편, 총 349편에 육구연의 편지와 연보 6편, 주희와의 편지와 기 2편을 더해서 357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양장본]

이불(李紱)의 자는 거래(巨來)이고, 호는 목당(穆堂)이다. 사상사적으로 이불이 중요한 이유는 그의 사상과 작업이 주희로 대표되는 이학(理學) 혹은 주자학, 육구연과 왕수인으로 대표되는 심학(心學), 그리고 청대에 유행하게 되는 고증학(考證學)의 경계선상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심학, 곧 양명학이라는 철학적 입장에서 주자학을 사유했던 사람이다. 그는 이런 사유의 결과로 양명학이 신유학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는 통찰에 이르렀고, 이것을 논증하기 위해서 고증학의 선구가 될 만한 작업을 수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바로 그 결과물이 그의 기념비적인 저작인 『주자만년전론』이라고 할 수 있다.
『주자만년전론』은 이불이 이 책에 들인 시간은 20년 정도일 만큼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8권으로 되어 있다. 주희의 51세부터 71세까지의 편지 330편, 강의 1편, 서문 1편, 제기 8편, 발 6편, 제문 1편, 묘표 2편, 총 349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거기에 육구연의 편지와 연보 6편, 그리고 주희와의 편지와 기(記) 2편을 더해서 357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을 지은 것은 왕양명의 『주자만년정론』을 계승한 작업이다. 왕양명은 자신의 주장이 주희와 다르지 않다고 하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주자만년정론』을 지었다. 그러나 고증이 바르지 않아, 나흠순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이불은 고증학에 입각하여 주희의 만년 글을 모으고 그것을 정리했다.
주자만년정론이나 전론은 모두 주희와 육구연의 사상이 만년에는 같았다고 하는 주장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이미 원대 오징에 의해서 제기가 되고, 명대에 이르러서는 더욱 활발하였다.
주자학의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주자만년정론식의 입장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견지하였다. 나흠순은 주희와 육구연의 철학이 다를 뿐 아니라, 주자만년정론의 고증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였고, 진건은 『학부통변』을 지어, 주희와 육구연이 다름을 낱낱이 지적하였다. 이러한 견해는 청대에도 이어져, 손승택이 『고정주자만년정론』을 지으면서, 왕양명의 ｢주자만년정론｣을 비판하였다.
이불의 『주자만년전론』은 이러한 선상에서 주자학의 반격을 막아내고, 육왕학의 기치를 세우려고 하는 작업에서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이불의 고증학적인 작업은 여전히 문제를 남기고 말았다. 주희의 글에서 심이란 글자나, 함양이란 글자, 정좌수렴이란 단어가 나오면, 육구연과 같다고 하는 것은 전후 문맥을 파악하지 않고 억지로 갖다 붙여서 만든 것에 불과하다.
이불의 『주자만년전론』은 두 가지 중요성을 지닌다.
첫째는 사상사적으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신유학의 다양한 지류들의 합류와 분기를 규정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불의 이 역작은 주자학․양명학․고증학의 경계선상에 서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불의 책이 양명학을 옹호하기 위해서 쓰여졌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그의 이런 작업은 자의적인 추측을 넘어서는 객관적인 고증학적 작업을 통해서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철학적으로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주희의 철학사상을 전면적으로 재고찰할 계기를 얻을 수 있다. 만약 말년의 주희의 사상이 육구연의 그것과 철학적 귀결을 같이한다는 주장, 다시 말해 주희가 말년에 ‘이(理)’중심의 사유에서 ‘심(心)’의 사유로 전화했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지만, 주희의 철학사상은 부단한 자기비판을 통해서 변형되었던 역동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51세 이후의 주희의 거의 모든 글들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이불의 『주자만년전론』은 단순히 양명학을 옹호하기 위한 저작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글자 그대로 주희의 만년 사상에 대한 귀중하고 요긴한 선집본이다. 이불의 『주자만년전론』은 사상사적이고 철학적인 측면에 주목해서 주희를 다루고 있다. 특히 주희가 만년에 이전 자신의 사상을 반성하고 그것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모아 놓고 있다. 물론 그가 뽑은 주희의 문장들은 이불이 주장하듯이 육구연과 일치하는 내용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제까지의 주희의 철학사상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이기론(理氣論)’ ‘인설(仁說)’ ‘미발이발설(未發已發說)’ 등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의 연구들이 거의 무반성적으로 주희의 철학을 40세를 전후로 해서 확정된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불이 뽑은 주희의 편지들과 자료들을 보면 우리는 주희가 계속해서 자신의 학설을 반성하고 그 결과 자신의 학설을 수정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주자만년전론』은, 주자가 만년에 어떻게 자신의 학설을 반성했는지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인 동시에, 그 자체로도 끝없는 자기비판과 학자적 엄격함을 유지했던 한 위대한 철학자의 노력에 대한 증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자 서문

이불과 『주자만년전론』
주자만년전론서
교각주자만년전론서
주자만년전론발후

범례

권1
권2
권3
권4
권5
권6
권7
권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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