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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은 나이 들어 보이는 만큼 오래된 동물이다. 사실 육지 파충류 중 가장 오래된 동물이자 수중동물과 육지동물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고리다. 이 책은 인간의 흥미를 자극하며 2억 년 이상 생존해온 이 장수 동물에 대한 최초의 문화사적 기술이다.

진화와 신화, 그리고 현실 속의 모든 거북 종은 물론이고 고생물학, 박물학, 민담, 예술품(거북껍질을 이용한 상감 기법의 가구 제작 포함), 문학, 수의학적 치료, 우주 탐사, 거래 금지법과 관련된 전 세계 모든 거북이 망라되어 있다. 또한 인간이 과거와 현재에 거북을 어떤 음식으로 이용해왔는지, 어떤 종들이 어떤 이유로 거래가 금지되었는지,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거북을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 책은 자연이 선택한 거북의 특징은 물론이고, 유쾌하게도 인간과 인간의 역사 그리고 현대 생활이 선택하고 만들어낸 거북의 모습도 보여준다. 우선 1장에서는 생물학의 관점에서 거북의 생태와 분포를 재미있게 설명한다. 그 속에는 거북의 진화와 지질학의 관계에서 거북의 명명법에 이르기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들이 세련되고 압축된 문체로 설명되어 있다. 특히 동물행동학의 관점에서 거북의 특징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거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저자의 독특한 깊이를 느낄 수 있다. 2장에서는 거북과 관련된 신화와 상징을 다룬다. 고대 중국과 인도, 북미, 아프리카, 그리스­로마의 신화와 전설에서 거북은 인류의 마음으로 들어와 인간의 얼굴을 갖게 된 대표적인 동물이었다. 그러나 그 얼굴은 자연이 허락한 거북의 종만큼이나 다양했다. 때로는 지혜롭고 인내심 있는 얼굴이었고 때로는 둔하고 멍청하고 비겁한 얼굴이었다. 거북에 대한 해석이 문화들 사이에서도 달랐을 뿐 아니라 한 문화 내에서도 달랐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자연의 다양성을 닮은 인간 사고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3장에서는 우리의 삶이 어떻게 거북과 결합되어 있는지에 대해 갖가지 기발하고 즐거운 모습들을 탐구하고, 4장에서는 실용성의 측면에서 인간이 거북을 어떻게 이용하고 착취해왔는가를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5장은 미적 관점에서 예술적으로 표현된 거북의 형태와 의미를 탐구한다. 6장은 자연보호의 관점에서 인간이 위기에 처한 거북을 어떻게 보호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담백하고 정확하게 설명한다. 마지막 7장은 우리 시대의 광고와 홍보물 속에서 거북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거북이 인간에게 선사한 것은 껍질 속에 담긴 얼마 안 되는 고기라기보다는 어떤 껍질로도 담을 수 없는 무한한 의미와 상상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들어가며

1 느림보 생존자
2 신화와 상징
3 고대에서 현대로
4 이용과 착취
5 거북의 미적 가치
6 보호와 치료
7 광고와 홍보

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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