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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야, 너에게도 풍선을 줄게!

그림책 작가 황수민의 『빨간 풍선』.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생각만해도 부끄러워 얼굴을 빨개지는 세상 모든 부끄럼쟁이를 위한 그림책입니다. 부끄럼을 타는 아이들이 세상 속에 풍덩 뛰어들 수 있도록 인도합니다.

이 그림책은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을 언제나 빨간 풍선으로 가리고 다니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버스,에서도, 교실에서도, 바다에서도 언제나 풍선으로 얼굴을 가리느라 외톨이처럼 살아가는 소년이 세상 속에 자신을 드러내기까지의 여정을 콜라주 형식의 그림과 함께 담아냈습니다.

나는 부끄럼을 타요. 지구에서 최고일 거예요. 사람들이 바라보기만 해도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져요. 그래서 누가 볼까 봐 빨간 풍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답니다. 버스에서도, 교실에서도요. 바닷가를 소풍을 갔을 때도 풍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어요. 오늘은 엄마와 서커스를 보러 왔어요. 그런데 아찔한 곡예를 보던 중에 풍선을 놓치고 말았어요. 나는 풍선을 잡으로 뛰어나가다가 부끄러워서 서커스를 할 수가 없는 코끼리를 만났는데……. 양장본.

세상의 모든 부끄럼쟁이들을 위한 그림책

우리는 종종 부끄럼을 잘 타는 아이들을 만난다. 누군가 낯익은 사람이 있다면 그 뒤로 숨어버리면 될텐데, 그런 사람도 없는 낯선 곳이라면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긴장한 나머지 얼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한다는 것은 낯선 이들을 통해 낯선 것을 만나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끄럼쟁이들은 안락한 자기만의 세계에서 천천히 나와 스스로 세상의 낯선 것들과 마주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에는 우리 아이들과 닮은 한 소년이 등장한다. 그 소년은 누가 자기를 볼까 봐 늘 빨간 풍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풍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다 보니, 교실에서는 맨 뒷자리, 소풍가서도 외톨이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서커스를 보러 갔다가 자신과 꼭 닮은 부끄럼쟁이 코끼리를 만난다. 코끼리가 부끄럼을 이기고 서커스 공연을 하기 위해 아이가 알고 있는 방법은 몇 가지가 되지 않지만, 그것은 아이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진정성이 녹아 있다. 치료받는 듯이 의사가 일러준 대로 살아갈 수도 있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깨우치는 아이의 용기가 우리에게 깊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 책은 유난히 낯선 것들과 격리되어 사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쾌한 용기를 주는 그림책이 될 것이다.


재기 넘치는 콜라주가 돋보이는 그림책

아직 빨간 풍선 밖으로 나오지 못한 주인공의 순수함은 주인공의 얼굴 대신 주변 사물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차분하면서도 풍성한 나무들과 모든 나무에서 살고 있는 새들은 푸른 빛의 코끼리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나무를 구성하는 여러 콜라주는 마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혹은 아이를 감싸는 어른들의 따뜻한 시선으로도 느껴진다.
익숙한 길거리나 서커스 장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표정도 한 사람 한 사람 짚으면서 보면 친구나 이웃의 모습을 찾을 수 있어 그림책을 보는 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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