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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건설하거나 도약시킨 독재자 4명의 정치 리더십 집중 탐구!

『독재자 리더십』은 32년 동안 싱가포르의 총리 자리에 머물면서 작은 섬 싱가포르를 초일류 국가로 끌어올린 리콴유, 중국 대륙의 부활을 이끈 위대한 리더 덩샤오핑, 경제대국 한국의 초석을 이룬 박정희, 터키 공화국 초대 대통령인 케말 파샤 아타튀르크 등 4명의 아시아 정치가들을 통해 '정치 리더십'을 탐구한다.

저자는 20세기 아시아에 큰 영향을 미친 이들 4명의 지도자들을 21세기로 불러들여 우리에게 맞는, 현재에 적용할 수 있는 정치 리더십을 끌어낸다. 그리고 국가 건설의 리더십이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더 나아가 정체에 빠진 우리 사회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변혁적 리더십'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를 조목조목 분석하였다.

물론 제목에서 '독재자'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이들 모두 진정한 국가 건설자로 시대적 소명을 빈틈없이 수행했던 정치 리더십의 소유자였다. 저자는 이들의 정치 이력을 맹목적으로 찬양하거나, 또는 도덕적 잣대로 비판하는 대신, 대중을 이끌고 어떻게 목표를 향해 달려갔는지의 '정치 리더십'이란 측면에서만 바라보며 객관성을 유지한다. [양장본]

국가 건설의 정치 리더십 탐구
말레이시아 연방으로부터 버림받은 작은 섬 싱가포르를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선진국으로 도약시킨 리콴유李光耀. 이념에 절은 중국의 정치판을 기막히게 조율하며 21세기 경제 대국의 토대를 닦아놓은 덩샤오핑鄧小平.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에 외환보유고 2,300만 달러,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 한국에서 경제 기적을 일구어낸 박정희朴正熙. 천년을 이어온 이슬람제국 오스만 투르크를 유럽의 선진국형 국가로 리모델링한 터키의 국부 케말 파샤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Pasa Ataturk.
몰락의 기로에 서 있던 조국의 체질을 송두리째 바꾸고 국가의 미래를 새롭게 디자인해낸 주역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싱가포르와 중국, 한국과 터키의 21세기 지형은 지금과 달라도 한참 달랐을 게 틀림없다.
이 책 《독재자 리더십》은 바로 이들 네 명 아시아 정치가들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정치 리더십을 멘토링Mentoring하자는 취지로 씌어진 책이다.

독재자인가 국가 건설자인가?
그런데 이들 네 명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니 걸리는 게 있다. 어둡고 때로 무자비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던 정치 이력. 케말 파샤와 덩샤오핑은 끝까지 일당 독재를 고집했고, 박정희와 리콴유 역시 다원적 민주화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을 한데 묶어‘독재자’라는 팻말을 걸어둔다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왜 하필 독재자들인가?
이 책 《독재자 리더십》의 저자 김성진 교수는 정치학자다.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한 1989년, 헝가리 국립 과학아카데미HAS로 유학을 떠나‘동유럽 정치체제 붕괴과정 연구’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격변의 기간 동안 세계 곳곳의 민족분쟁을 취재했고, 귀국 후엔 외교전문 기자로 6년 동안 세계 뉴스의 현장을 누볐다. 전세계 발전과 혼란의 현장을 구체적으로 목도해온 저자에게 현재 우리 정치 상황이 주는 갑갑함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오랫동안 이 문제에 골몰해온 저자가 찾아낸 해결의 실마리는‘정치 리더십’에 있었다.
나라마다 시대마다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이고 각국 리더들이 챙겨야 할 이해도 복잡하게 갈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리더십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시대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지도자, 국민의 에너지를 결집시킬 비전과 추진력으로 철저히 무장된 리더, 국가의 이익을 긴 안목으로 그려낼 줄 아는 실용적 통치력을 사람들은 원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리콴유와 덩샤오핑, 박정희와 케말 파샤는 정치 리더십의 본질을 제대로 구현한 우리 곁의 멘토라 할 만했다.
따라서 이 책은 네 명 등장인물의 정치 이력을 양시론 혹은 양비론으로 상찬하거나 순도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공과를 따져묻지 않는다. 대신 지금 우리가 멘토링해야 할 ‘정치 리더십’이란 측면에서 리콴유와 덩샤오핑, 박정희와 케말 파샤를 새롭게 조명한다. 그럼으로써 국가 건설의 리더십이란 게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나아가 정체에 빠진 우리 사회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변혁적 리더십’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를 차근차근 탐색해낸다.
리더십 멘토링Leader Mentoring
그렇다면 시대적 요구도, 출신 성분도, 정치 스타일도 달랐던 이들 네 명 지도자들을 통해 우리가 배울 정치 리더십의 덕목은 무엇인가. 저자가 리콴유와 덩샤오핑, 박정희와 케말 파샤를 돌아보면서 찾아낸 교훈은 크게 여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국민 대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낼 비전을 이들이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박정희는‘가난 탈출’에 사활을 걸고 모든 역량을 집중시켰다. 덩샤오핑은 이념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중국을 경제 대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향해 내달렸고, 리콴유에게는 천애의 고아처럼 버려진 동중국해의 작은 섬 싱가포르를 서구 선진국 수준의 일류 국가로 바꿔놓겠다는 비전이 있었다. 케말 파샤는 낡은 오스만 투르크를 현대적인 서구 국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죽는 순간까지 한 번도 꺾지 않았다.
둘째, 이들 네 명 모두 강력한 실행력의 소유자들이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받았다. 덩샤오핑은 급진적 민주화 세력과 보수파의 견제를 절묘하게 조율하며 결국은 개혁과 개방을 이루어냈다. 리콴유는 독선에 가까울 정도의 엘리트 양성책으로 선진국형 사회 인프라와 자주국방체계를 단기간에 구축했다. 전장에서 다져진 리더십을 통해 조국 터키의 문자와 정신세계까지 갈아엎은 케말 파샤의 추진력은 더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박정희는 실천과 성과에 정치 생명을 걸었던 인물이다.
셋째, 지독한 실용주의자로서의 덕목이다. 덩샤오핑의 실용주의는 저 유명한‘흑묘백묘론’으로 대변되며 경제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일회담과 베트남 파병을 성사시킨 박정희의 전략 역시 실용주의자로서의 덕목을 확연하게 보여준다. 리콴유와 케말 파샤의 실용주의는 정글과도 같은 국제 정세 속에서 조국을 지켜낸 가장 큰 무기였다.
넷째, 이들 모두 자기 원칙에 충실했다는 사실이다. 박정희와 덩샤오핑은 무수한 정치적 변수들 속에서도 경제개발이라는 원칙을 끝까지 지켜냈다. 리콴유의 원칙주의는 결벽에 가까울 만큼 철저했다. 일단 세운 원칙은 이웃 나라와의 전쟁을 불사하면서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다섯째, 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가 이익을 냉혹하게 지키고 추구한 리더들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국제사회는 복잡한 이해의 각축장이다. 박정희는 때로는 강력하게, 때로는 굴욕을 감수하면서까지 조국의 안위를 지켜냈다. 고르바초프가 정치 개혁 과정에서 조국 소련의 해체를 자초한 것과 달리 경제적 개혁?개방에 치중한 덩샤오핑 정책의 바탕은 중국 공산주의가 아니라 중국 민족주의였다. 케말 파샤는 천년 동안 유지해온 국가의 정체성과 문자 체계를 바꾸면서까지 터키의 영토와 국익을 지켜냈다.
여섯째, 이들 모두 독재자라 불릴 만큼 엄청난 권력을 가진 리더였지만 하나같이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살다 갔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죽은 뒤 각막은 필요한 이에게 주도록, 몸은 병원에서 해부용으로 쓰도록 지시했던 덩샤오핑은‘공수래공수거’의 삶을 실천한 정치가였다. 리콴유는 부동산 투기 혐의를 벗은 후, 의심을 받았던 부동산 급등에 따른 차익에 사재를 보태 100만 싱가포르 달러를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깨끗한 부의 대명사라 할 만하다. 같은 군인으로 출발해 정치 권력을 거머쥐었던 케말 파샤나 박정희 역시 개인 축재나 부정부패에 관해선 비난을 받지 않는다.

독일 통일의 기초를 세웠던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전 서독 총리가 타계했을 때 당시 독일 TV의 추모 프로그램 제목은 ‘독일을 위해 산 한 인생Ein Lebens fir Deutschland’이었다.
이 책 《독재자 리더십》에 등장하는 네 명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찾는 정치가의 덕목이 강력한 비전 창출과 헌신적 실행력이라고 할 때 리콴유와 덩샤오핑, 박정희와 케말의 삶은 두고두고 곱씹어볼 정치 리더십의 의미를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책 머리에

작은 섬 싱가포르를 초일류 국가로 디자인하다 - 리콴유
작고 평범한 덩 씨, 이념의 수렁에서 중국을 구출하다 - 덩샤오핑
집녑으로 이 땅에서 가난을 몰아내다 - 박정희
터키의 아버지, 천년 이슬람 국가의 체질을 바꾸다 - 케말 파샤 아타튀르크

맺는 글
참고문헌

리콴유 : 작은 섬 싱가포르를 초일류 국가로 디자인하다
영국과 일본의 통치에서 갓 벗어난 동중국해의 작은 섬나라. 게다가 유일한 생존의 끈이라 믿었던 말레이시아 연방은 싱가포르를 외면했고, 갖가지 이해로 갈라진 집단들은 자고 나면 불법파업이요, 분쟁의 연속이었다. 이런 싱가포르를 불과 20여 년 만에 세계 최고의 일류국가로 만들어놓은 사람이 케임브리지 출신의 엘리트 정치인 리콴유이다. 그의 가혹한 법체계와 엘리트에 대한 집착은 때때로 도를 지나쳐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초지일관 국익을 추구해온 리콴유의 리더십은 무려 32년 간이나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리콴유의 측근이 연루되어도 마찬가지였다. 1986년 리콴유의 최측근으로 국가개발부 장관을 맡고 있던 태 치앙완이 그 대표적 인물이다. CPIB 수사 결과 그가 과거 두 차례에 걸쳐 40만 싱가포르 달러를 뇌물로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2,400만 원 정도다. 한국에선 뉴스를 듣는 국민들도 코웃음을 칠 만큼 적은 돈이다. 기소된 태 치앙완은 총리를 직접 만나 억울함을 호소하고 누명을 벗겠다고 말했지만 리콴유는 그가 CPIB의 조사 대상자라는 이유로 면담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본문 31쪽.

세계 각지에서 “히틀러보다 더 독하다.”며 리콴유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그는 아예 한 걸음 더 나갔다. 버젓이 정부 차원에서 대졸 남녀 간의 교제를 성사시키는 국가 기구를 만든 것이다. (…) 엘리트 양성에 대한 리콴유의 집착은 그 정도로 끝나지 않았다. 대졸 여성이 세 자녀를 두면 이들 아이는 모두 일류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하는 정책이 마련되기도 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보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두뇌가 더 중요하다는 리콴유의 본심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정책이다. -본문 36쪽.

물론 리콴유가 영어를 공용어로 제정할 당시 민족 중심의 과거에 집착하는 토착 세력들이 가만 있지 않았다. 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반발하고 정부를 공격했지만 리콴유가 지치지 않고 그들을 설득한 결과 영어 공용화는 관철되었다. 만약 리콴유가 이 원칙에서 물러나 자신의 안위와 정치적인 입지만 살폈다면 초일류 국가 싱가포르의 꿈은 여전히 미완성인 상태로 머물렀을 것이다. 영어 공용화는 다국적 기업이나 세계 유수의 기업을 싱가포르에 유치하고 세계 물류, 항공의 허브로 도약하는 결정적 인프라가 되었다. -본문 60쪽.

Leadership Mentoring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다. (엘리트 양성)
청렴한 정부만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부패척결)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국가만 생존할 수 있다. (자주국방 체계 완성)
제3세계에서 제1세계로! (일류 국가의 길 개척)
정해진 원칙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킨다. (강력한 법 체계 운용)
국가 이익, 정치의 시작이자 끝이다. (국익 제일의 실용주의 외교)


덩샤오핑 : 작고 평범한 덩 씨, 이념의 수렁에서 중국을 구출하다
키 150센티미터에 못생긴 외모를 가진 남자. 강력한 카리스마도, 완벽한 엘리트의 모습도, 선동가적 자질도 없었던 그는 소련마저 무너졌던 냉전 시대의 끝 무렵, 강력한 경제 개혁을 통해 중국을 회생시켰다. 치열한 권력투쟁과 문화혁명 등 온갖 정치적 부침을 감내하면서 터득한 지혜로 보수파와 개혁파의 갈등을 조정했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실용주의로 변화무쌍한 국제관계를 절묘하게 풀어나갔다. 죽은 뒤 시신을 해부용으로 기증했고 말년에 유언조차 남기지 않았을 만큼 청빈하게 살다간 사람. 21세기 경제대국 중국의 토대는 이 작고 평범한 남자 덩샤오핑이 남겨놓은 유일한 유산이었다.

이로써 사상 처음으로 ‘전’의 세력이 ‘홍’을 누르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그것도 피비린내 나는 충돌 없이 정권 장악의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경험이나 포용력, 그리고 권력 장악 능력에서 덩은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 때문에 이해관계가 다르고 성격도 다른 다양한 세력이 덩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하나의 우산 아래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문화대혁명과 좌파의 교조주의적 정책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지식인들 그리고 ‘먹고사는 문제’만 해결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던 대중들의 뜨거운 지지까지 얹혀 덩의 권력 기초는 더욱 탄탄해졌다. -본문 98~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