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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악동의 성장동화

『악동일기』는 언제나 말썽만 부리고, 부모에게는 근심덩어리요, 누나들과 이웃 사람들에게는 시한폭탄인 열 살짜리 악동 '조지 하케트'의 성장동화로서, 1880년 뉴욕에서 익명으로 출간된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작품이다.

조지는 열 살 생일선물로 일기장을 받는다. 첫 일기를 쓰면서부터 사건을 벌어진다. 무얼 써야 할지 몰라 베껴 쓴 누나의 일기장 내용이 들통이 나면서 누나의 연애가 끝이 났기 때문이다. 호기심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은 아무런 생각 없이 실행에 옮기는 조지의 말썽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다.

이 책은 이러한 악동 조지의 솔직하면서도 반항적인 일기 형태로 구성된 동화로, 아이들에게는 친구로서의 연대감 속에서 웃음과 스릴을, 어른들에게는 개구쟁이 시절에 대한 한없는 향수를 느끼게 한다.

악동의 모습은 아이들 내면의 자화상(自畵像)
‘악동(惡童)’의 사전적인 의미는 말 그대로 행실이 나쁜 아이, 장난꾸러기이다. 하지만 〈추천사〉에서 심승현 씨(?파페포포?, ?프라미스?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악동 시기는 (누구나 겪는) 성장 과정이며, 과정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남에게 조금씩은 불편함을 끼치게 마련이다.” ?악동일기?의 주인공인 조지 역시 “인생의 한 과정을 겪는 시기에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학에서 나타난 악동(惡童)의 세계는 어떠할까?
악동의 세계상은 다채롭고 생동한다. 그의 머리는 늘 계획으로 가득 차 있어서 한 가지 장난이 절정으로 치닫는 동안 벌써 새로운 장난들이 준비된다. 악동은 어른들이 만든, 그래서 자기에게는 맞지 않는 세계 질서에 홀로 당당히 맞선다. 그들에게 어른들은 사기꾼에다 거짓말쟁이요, 허영에 들뜬 거드름쟁이들인 것이다. 그런데도 무슨 일이든 결정하는 것은 바로 그들 어른들이다. 결국 악동들은 모든 꾀와 비밀과 끈기를 온갖 놀이에 동원하게 된다.
악동에게 가장 큰 적은 학교이며, 어린아이답지 않은 모범생들은 그들의 혐오 대상이다. 또한 악동들은 언제든지 벌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진짜 악동의 징표이다. 악동들에게는 모방의 충동이 강하게 넘쳐흐른다. 톰 소여가 기사 이야기, 해적 이야기, 인디언 이야기 등을 읽고는 로맨틱한 계획을 세워 친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듯이, ?로빈슨 크루소?를 가장 즐겨 읽는 조지 하케트는 마술사의 공연을 보고 와서 다음 날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놓고 마술사가 했던 마술을 되풀이한다. 결과야 물론 엉망이었지만.
?악동일기?는 악동문학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빌헬름 부쉬의 ?막스와 모리츠?, 에른스트 클레의 ?플락스코프?, 루드비히 토마의 ?악동 이야기? 등과 더불어 악동문학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순진무구한 열 살짜리 악동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1880년 뉴욕에서 처음 출간되자마자 미국, 영국, 독일 등지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 책은 당시 익명으로 출판되어 세기의 전환기에서 1차 세계대전까지 일종의 민중본화 되었는데, 저자가 빅토리아 빅터라는 미국 여성이라는 것과 그녀가 쉰 살이 다 되어 이 책을 썼다는 사실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밝혀졌다. 국내에서는 TV 등에서 ‘얄개’ 시리즈가 한창 유행이던 1980년에 두레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으로 번역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아쉽게도 그 책은 현재 절판 상태이다. 만화가 이희재 선생도 이 작품을 바탕으로 ‘악동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꿈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이 책을, 아이들이 읽기 쉬운 문장으로 다듬고, 판형과 편집 등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어 3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선보이는 것이다.

기발한 상상력이 자아내는 유쾌한 웃음
우리의 주인공 조지의 이야기는 조지가 열 살 생일선물로 일기장을 선물 받으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첫 일기를 쓰면서부터 사건은 벌어진다. 무얼 써야 할지 몰라 베껴 쓴 누나의 일기장 내용이 들통이 나면서 누나의 연애가 끝이 났기 때문이다. 호기심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은 아무런 생각 없이 실행에 옮기는 조지의 말썽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다.
이 책은 이러한 악동 조지의 솔직하면서도 반항적인 일기 형태로 구성된 동화이다. 우리는 누나들이 집안의 평화를 위해서 “한 달은 아프기를 바라는” 조지의 하루도 평안한 날이 없는 일상을 통해 재미와 웃음을 얻는 동시에, 조지가 “모든 죄를 고백”하고 자기의 “희망과 근심을 털어놓는”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는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지의 온갖 행동은 늘 순수한 동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조지의 뜻과는 달리 대부분의 일들은 예기치 못한,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실수로 슬로쿰 목사님에게 총을 쏴서 중상을 입힌 그의 솔직한 심정은 이러하다. “나는 정말이지 그런 짓을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어요. 그런데도 그런 일로 욕을 먹어야 마땅한 걸까요? 어른들이 내게 욕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끔찍한 아이지만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고 그냥 일이 그렇게 된 것뿐이에요.” 늘 좋지 못한 결과에 뉘우치고 반성하지만, 우리의 순진한 악동 조지의 활약은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나를 낳았을까요?”
릴리 누나가 사진 뒤에 ‘우쭐한 바보’, ‘원숭이의 초상화’ 등이라고 써 놓은 사진들을 몰래 가져다가 사진의 주인공(마을 남자들)에게 하나씩 나누어주는 바람에 누나들의 파티를 엉망으로 만들고, 친구인 조니에게 몹쓸 약을 먹여 구정물을 먹고 토하고 나서야 진정이 되게 만드는가 하면, 우연히 발견한 총을 쏘아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여자들과 수다를 떠는 것이 반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슬로쿰 목사님의 머리를 명중시키기도 한다(물론 목사님의 생명은 이상이 없다). 식탁 아래 숨어서 장난을 치다가 아버지의 사업을 수포로 만들고, 마술사의 마술을 흉내 내다가 엄마의 금시계를 부수고, 자신은 칼에 혀를 베고 만다.
또 조지의 실수로 읍민회관이 불에 타 마을에 3천 달러의 손해를 입히고, 깜짝 파티에는 초대하지도 않은 동네 부랑자 등을 초대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할아버지를 위해 굴뚝에 설치한 화약이 터져 집안이 아수라장이 되고, 끝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기숙학교로 쫓겨나지만 그것도 잠시, 곧 퇴학을 당해 집으로 돌아온다. 만우절에는 비상용 종을 울려 새벽에 온 동네 사람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고, 서커스단과 함께 도망가려고 몰래 올라탄 마차는 하필 사자 우리였다.
외삼촌의 유산을 날려버리고, 누나의 아기를 대포에 넣고 쏘려고 하는가 하면, 뜻하지 않게 기구를 타고 혼자 하늘을 여행하다가 무인도에서 로빈슨 크루소처럼 살아보기도 한다. 부모님과 함께 떠난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에서는 엄마 몰래 낚시를 하기 위해 폭포 위쪽에서 배를 탔다가 폭포에 떨어져 죽을 뻔하기도 한다.
이렇듯 남의 목숨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숨조차 아랑곳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저질러놓고 보는 이런 악동이라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감옥에 보내버리겠다”거나 “발을 잘라 버리겠다”며 화를 내거나 겁을 줄 만도 하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조지의 속마음은 어떠할까. 그의 말을 들어보자. “그럼, 그렇다면 왜 나를 낳았을까요? 내가 낳아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왜 나처럼 나쁜 아이 대신 착한 어린아이를 낳지 않았을까요?” “이런 나쁜 아이로 태어났으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심지어 이렇게까지 생각한다. “아빠가 나를 어떻게 해야 될지 나도 모르겠어요. 나는 완전히 절망했습니다. 드디어 나는 말했어요. ‘여기 와 있던 서커스단과 같이 도망을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그런데 지금은 그러기에 너무 늦어 버렸어요, 아빠.… 식인종들이 나를 잡아먹으면 내가 일으킨 말썽으로 아빠가 시달리지 않을 테니까요. 살아 있을 만큼 착하지 못하다면 홍역에 걸려 죽었으면 좋겠어요. 감옥에 갇히거나 꽉 묶이면 좋겠어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게요.’”
조지는 자신의 행동의 결과가 자신이 의도한 바가 아님을 항변하고 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다만 그러한 사실을 몰라주는 가족과 이웃 사람들이 못마땅한 것이다. 하지만 조지가 언제나 나쁜 일만 벌이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가출했다가 도둑들에게 붙잡혀 도둑이 되었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그들을 모두 붙잡아 마을의 영웅이 되기도 하고, 파혼한 수잔 누나를 위해 기꺼이 나서서 누나의 결혼을 다시 성사시켜 주기도 한다.

악동과 가족, 그리고 사랑
이 책의 화자는 악동 조지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조지의 웃지 못할 사건 사고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사건들에 대한 조지의 반론과 변명이 들어 있고,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에게는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악동의 또 다른 면도 보여준다. 물론 자신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친구 조니에 대한 조지의 우정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지가 자신의 끊임없는 실수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보듬어주고 아껴주는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들의 사랑과 노력이 있었기에 조지도 일기장의 맨 마지막에 자신을 반성하며 이렇게 적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난, 내 사랑하는 일기장에, 더 이상 일기를 써 넣기가 정말 부끄러워졌어요. 그래서 오래, 오랫동안 안녕을 해야겠어요. 내가 책에 나오는 훌륭한 아이들처럼 착해질 때까지, 안녕. 내 사랑하는 일기장!”
이 책은 우리에게 조지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보며 유쾌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어른들에게는 과연 무엇이 우리의 아이를 ‘악동’으로 만드는지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신의 행동이 예기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낼 때마다 뼈저리게 후회하면서도 정직하게 때로는 자랑스럽게 일기를 써 나가는 조지. 그런 조지의 모습을 보며 심승현 씨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우리는 진짜 악동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어른이 된 후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하여

1. 조지는 어떻게 일기를 쓰게 되었나
2. 사진
3. 파티
4. 도망
5. 총알이 들어 있는 줄 몰랐어요
6. 식탁 아래 숨어서
7. 꼬마 마술사
8. 마차 여행
9. 자선 바자회
10. 깜짝 파티
11. 교회에서
12. 도둑놈이 되다
13. 즐거운 크리스마스
14. 갈수록 태산
15. 도벽(盜癖)이 있는 문제아
16. 퇴학
17. 맙소사! 고양이였네
18. 연 날리기
19. 4월 1일
20. 망아지
21. 결혼식
22. 사자 우리 안에서
23. 날아간 유산(遺産)
24. 위험한 실험
25. 기구를 타고
26. 기차에서
27. 나이아가라 폭포
28. 선거
29. 정치판에 끼어들다
30. 안녕, 일기장!

부록: 악동론 추천사